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행정부에 꾸준히 비판적인 보도를 냈던 미 언론을 향해 “매국노”라고 비난했다. 지난 20일 뉴욕타임스(NYT) 발행인 A.G. 설즈버거와의 만남이 이번 발언의 배경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는 29일 본인의 트위터에서 미국 언론을 “매우 비애국적”(very unpatriotic)이라고 공격했다. 그는 “트럼프만 보면 발작해 이성을 잃는 언론이 정부의 내부정보를 드러내는 것은 기자들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을 위협한다”고 적었다.
그는 “나만의 리더십으로 가능했던 트럼프 행정부의 훌륭한 업적들이 있지만 90%의 언론은 이를 제대로 보도하지 않고 비판만 하고 있다”며 “망해가는 신문 산업의 반트럼프 혐오주의자들이 미국을 팔아먹도록 허용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또 언론의 자유는 정확한 보도를 전제로 해야 한다며 뉴욕타임스, 아마존, 워싱턴포스트를 콕 집어 비난했다.
트럼프가 이토록 비난의 수위를 높인 것은 지난 6월 북미 정상회담과 러시아 대선개입을 비롯한 여러 스캔들에서 미국 언론에 쌓였던 불만이 표출됐다고 해석할 수 있다. 특히 뉴욕타임스는 일명 ‘러시아 게이트’ 사건을 최초 보도하면서 트럼프와 갈등이 표면화됐다. 이러한 미국 내 주류 언론을 향해 트럼프는 ‘가짜뉴스’라고 대응하는 일관된 전략을 유지했다.
이에 한 트위터리안은 “민주주의 사회에서 언론을 탄압하는 대통령은 필요없다”는 글을 남겼고 다른 트위터리안들은 트럼프를 조롱하는 사진과 내용의 글을 남겼다.
앞서 설즈버거 뉴욕타임스 발행인은 지난 20일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동 이후 트럼프가 자발적으로 비공개 회동 원칙을 깨고 트윗을 남겼으므로 본인도 만남에 대해 말할 권리를 얻었다며 당시 상황에 대해 전했다. 그는 “저널리스트들에게 ‘국민의 적’이란 꼬리표를 붙이는 것이 매우 걱정된다”며 “이처럼 선동적인 언어가 저널리스트에 대한 위협과 폭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말했다. 또 “일부 외국 지도자들이 저널리스트에 대한 전면적인 단속을 정당화하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의 언어를 빌리고 있다. 이는 언론의 생명을 위협하는 해로운 행위라고 경고했다”고 밝혔다.
지난 4월에도 트럼프는 미국 주요 TV 방송사를 ‘가짜 뉴스 언론’이라고 비난해 논란이 있었다. 그는 자신의 트위터에 ABC, CBS, CNN 등의 방송사는 “허구에 주는 상이 있다면 받을 수 있을 정도로 정직하지 못한 보도를 하는 사기꾼”이라 비난했다. 그리고 “이와 같은 가짜 뉴스 방송사가 의도적으로 편파적 의제를 보도하고 있다”며 보수언론 ‘싱클레어’를 옹호했다. 앞서 싱클레어는 본사 소속 앵커들에게 미국을 어지럽히는 편파뉴스에 우려를 표하는 성명서를 읽도록 강제해 논란이 일었다.
김혜수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