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난치성 유전질환 ‘섬모병증’ 치료제 후보 발굴

입력 2018-07-30 15:54
한국과학기술원(KAIST) 의과학대학원 김준(왼쪽) 교수와 김용준 박사과정. KAIST 제공

한국과학기술원(KAIST) 의과학대학원 김준 교수와 연세대 생명공학과 권호정 교수 연구팀이 난치성 유전질환인 섬모병증의 치료제 후보를 공동으로 개발했다.

30일 KAIST에 따르면 김용준 박사과정이 1저자로 참여하고 정인지, 김성수, 정유주 연구원이 공동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의과학 분야 국제 학술지 ‘저널 오브 클리니컬 인베스티게이션(Journal of Clinical Investigation)’ 23일자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세포 소기관인 일차섬모는 배아가 발생하는 과정에서 세포 간 신호전달에 관여하고, 망막 광수용체 세포가 기능하는 역할을 하는 등 인체에 중요한 기관이다.

섬모병증은 섬모 형성에 필수적인 유전자의 돌연변이때문에 발생하며 소뇌발달 및 신장 이상, 망막 퇴행 등의 증상을 보인다.

연구팀은 섬모병증 원인의 하나인 ‘CEP290’ 유전자 돌연변이를 유전자 편집기법으로 모사한 세포를 구축한 뒤, 화합물 라이브러리 스크리닝 기법으로 섬모형성 부진 현상을 극복할 수 있는 천연 저분자 화합물을 발굴했다.

발굴된 화합물은 CEP290 단백질과 복합체를 이뤄 섬모형성·기능에 관여하는 단백질 ‘NPHP5’에 작용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CEP290 단백질이 유전자 돌연변이로 만들어지지 않을 경우 NPHP5 단백질도 정상적으로 작용하지 못한다. 하지만 연구팀은 이 화합물이 NPHP5의 기능을 정상화시켜 복합체가 담당하는 기능의 일부를 회복시키는 것을 확인했다.

김용준 박사과정은 “이번 연구는 기능손실 유전자 돌연변이때문에 발생하는 유전질환도 저분자 화합물 약물로 치료가 가능함을 규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준 교수는 “발굴된 후보약물의 효과를 동물실험을 통해 확인했다”며 “인체에서의 효과를 증명하는 후속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이 발굴한 약물에 의해 섬모병증 모델 생쥐의 망막퇴행이 지연되는 과정. KAIST 제공

대전=전희진 기자 heej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