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모바일 잠금화면 플랫폼 ‘캐시슬라이드’를 운영하는 NBT에서 2040세대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요즘 2040세대 중 78.9%는 결혼에 대한 부담을 느끼고, 부담을 느끼는 가장 큰 요인으로 금전적 부담감(44%)을 꼽았습니다. 출산 및 육아에 대한 부담감은 11.9%로 3위를 기록했습니다.
출산에 대한 부담감과 경제적인 요인으로 많은 사람들이 결혼을 꺼리는 요즘, 지난 29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 딸의 첫 생일선물로 ‘2000만원’을 기부하기로 결정한 부부의 사연이 올라와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부부는 매년 아이의 생일마다 100만원씩 아이가 성인이 될 때까지 총 2000만원을 기부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딸을 키우려면 다른 금전적 지출도 많은텐데, 이들 부부는 어떠한 사연으로 2000만원이라는 큰돈을 기부하기로 결심했을까요?
부부는 아이가 뱃속에 있을 때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듣습니다. 바로 아이가 건강하게 출산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의사의 말이었습니다. 부부는 혹시 모를 출산 후 아이의 수술을 위해 힘들게 2000만원을 준비하게 됩니다. 부부는 아이가 건강하게 태어나길 바라며 “만일 애기가 건강하게 태어나면 우리가 모은 2000만원을 다른 아픈 아기들을 위해 기부하자”고 다짐했습니다.
부부의 따뜻한 마음씨에 하늘이 감동해서였을까요? 의사의 우려와는 다르게, 부부는 별 탈 없이 예쁜 딸을 건강하게 출산하게 됩니다. 그러나 곧 부부는 고민에 빠졌습니다. 신혼부부로서 아이를 키우는 것도 경제적으로 부담이 되는 일인데, 한 번 본 적 없는 남에게 2000만원이라는 큰 금액을 기부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결정이 아니었습니다.
부부는 고민 끝에 큰 결심을 하게 됩니다. 비록 한 번에 2000만원을 기부하는 것은 아니지만 아이의 생일을 맞아 아이 이름으로 100만원을 사회복지재단에 기부하기로 한 겁니다.
글쓴이는 “미래는 불확실하지만 (2000만원을 기부하겠다는) 지금 마음 변치 않고 사랑 받아야 할 아이들에게 기부하겠습니다. 제 딸도 나눔의 기쁨을 아는 착한아이로 성장했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밝히며 후원확인서를 올렸습니다.
많은 네티즌들이 “아기도 건강하게 자라길 바랍니다” “멋집니다” “아이가 멋진 부모님을 만났네요” “복 받으실 겁니다”라고 글쓴이와 아이를 축복했습니다.
[아직 살만한 세상]은 점점 각박해지는 세상에 희망과 믿음을 주는 이들의 이야기입니다. 힘들고 지칠 때 아직 살만한 세상을 만들어 가는 ‘아살세’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어보세요. 따뜻한 세상을 꿈꾸는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박태환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