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종다리, 열대저압부로 약화 “소멸? 아직 안 죽었다”

입력 2018-07-30 09:23 수정 2018-07-30 09:53
제7호 태풍 쁘라삐룬으로 구름이 낀 서울 도심 하늘 자료사진. 뉴시스

제12호 태풍 종다리가 열대저압부로 약화됐다. 열대저압부는 태풍으로 발달하는 열대저기압의 네 단계에서 가장 약한 등급에 해당한다. 종다리는 사실상 소멸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기상청은 30일 “제25호 열대저압부가 오전 3시 현재 일본 가고시마 서북서쪽 약 90㎞ 해상에서 남서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열대저압부는 하루 전까지 태풍 종다리였다. 일본 내륙을 휩쓰는 과정에서 세력이 약해졌다.

이 열대저압부는 중심기압 994hPa, 최대 풍속 58㎞/h, 이동 속도 26㎞/h로 관측되고 있다. 오는 31일 오전 3시 가고시마 남서쪽 170㎞ 부근 해상으로 이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과정에서 다시 발달하지 않으면 완전히 소멸될 가능성이 있다.

세계기상기구(WMO)는 열대저기압을 중심 최대 풍속에 따라 ▲태풍(33m/s 이상) ▲강한 열대폭풍(25~32m/s) ▲열대폭풍(17~24m/s) ▲열대저압부(17m/s 미만) 등 네 단계로 분류하고 있다. 태풍으로 분류되는 등급은 열대폭풍까지 세 단계다.

태풍 종다리는 결국 한반도의 폭염을 걷어내지 못했다. 이 태풍은 지난 25일 괌 인근 해상에서 발생해 태평양의 습기를 먹고 북진했다. 일본의 허리를 관통하고 동해상으로 진출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돌연 방향을 서쪽으로 틀어 일본 서남부로 진출했다.


그 사이 한반도의 ‘찜통더위’는 계속됐다. 이날 새벽에도 최저 기온 섭씨 25도를 웃도는 열대야가 기승을 부렸다. 낮 최고 기온은 37도로 예상되고 있다. 기상청은 “이날 강원 영동, 경상, 전남, 제주에서 비가 내린 뒤 밤에 대부분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예상 강수량은 30일까지 전남·경상·강원 영동에서 5~10㎜, 31일까지 제주에서 10~40㎜다.

태풍 종다리에서 약화된 열대저압부는 해상을 이동하는 과정에서 태풍으로 다시 발달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소멸 단계에 들어갔지만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