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볕더위가 계속되는 가운데 올해 온열질환으로 병원 응급실을 찾은 환자 수가 이미 지난해 여름 전체 환자 수를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본부는 30일 ‘2018년 온열질환감시체계 운영결과’를 발표하고 지난 5월20일부터 7월28일까지 전국 519개 응급실로부터 수집한 온열질환자 진료현황을 전했다. 조사 결과 7월28일까지 2042명이 온열질환으로 인해 응급실을 방문했으며 이 가운데 27명이 사망했다. 이는 2011년 ‘온열질환 응급실 감시체계’를 구축한 이후 최대치다.
지난 22일부터 28일까지 한 주간 신고된 온열질환자는 907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땐 3배 이상 늘어난 규모다. 폭염이 지속되면서 수치는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5년간 온열질환자 발생 분석 결과 8월 초·중순에 온열질환자가 집중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8월이 시작되지도 않은 현재, 여태까지 발생한 온열질환자가 지난해 수치(1574명·11명 사망)를 넘어서자 정부와 지자체도 ‘비상’이 걸렸다.
연령대별로 온열질환 발생 장소에 차이가 났다. ▲18세 미만의 경우 공원 등 행락지 39명(65%)·길가 10명(17명)·차 안 4명(7%) 등으로 나타났고 ▲40세 미만 청년은 야외 작업장 168명(38%)·길가 78명(18%)·공원 등 행락지 59명(13%)·실내작업장 53명(12%) 순이었다. ▲65세 미만 장년층은 야외작업장 399명(43%)·길가 138명(15%)·실내작업장 93명(10%)·논밭 87명(9%) 등이고 ▲65세 이상 노인층은 길가 194명(32%)·논밭 151명(25%)·집안 117명(19%)·야외작업장 44명(7%) 등으로 나타났다.
노약자의 경우 체온조절기능이 떨어져 온열질환에 더 취약하다. 이들은 낮시간 활동을 자제하고 집안에서도 건강수칙을 준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 실내 냉방기기 사용이 어렵다면 전국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4만5000여개 ‘무더위 쉼터’를 활용하는 게 좋다. 노인층이 아니더라도 규칙적으로 수분을 섭취하고, 헐렁하고 밝은 색깔의 가벼운 옷을 입어 체온 상승을 막으면서도 가장 더운 시간대인 오후 12시부터 5시까지의 야외활동은 피하는 것이 좋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본격 휴가철을 맞아 갑작스러운 야외활동으로 열·탈진 등 온열질환 급증이 염려된다”며 “관광, 수영, 등산 등 야외활동 중 햇빛을 최대한 피하고 물을 자주 마시는 등 건광관리에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종형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