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6월 항쟁의 도화선이 됐던 고(故) 박종철 열사의 아버지 박정기(89)씨 별세에 애도의 뜻을 표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8일 SNS에 추모글을 올린데 이어 임종석 비서실장, 조국 민정수석도 29일 추모글을 올렸다.
임 비서실장은 29일 부산 시민 장례식장에 마련된 빈소를 조문한 뒤 SNS에 “아버님, 참으로 고단하고 먼 여정이었습니다. 부디 편히 쉬십시오”라고 짧게 추모글을 올렸다.
박종철 열사와 조금 특별한 인연이 있는 조국 수석도 이날 빈소를 조문하고 SNS에 박정기씨의 죽음을 추모하는 글을 올렸다. 조국 수석은 박종철 열사의 부산 혜광 고등학교 1년 선배·서울대 2년 선배로서 박 열사의 죽음이 본인의 사회적 활동 참여의 중요한 계기가 됐다고 밝힌 바 있다.
조 수석은 “아버님 편히 쉬시이소”라며 글을 시작했다. 이어 “아버님은 종철의 아버지를 넘어 저희 모두의 아버님이셨습니다”며 “현재 제 아들 나이가 종철이가 살해당했을 때 나이와 얼추 비슷합니다. 당시 아버님의 비통함과 그 이후 아버님이 살아오신 30여년의 무게를 새삼 되새겨 봅니다”고 고인을 추모했다.
이어 “(아버님은) 종철이 추모식 등에서 만나면 제 손을 잡으시면서 무뚝뚝하게 ‘잘 지내제?’라고 한 마디 하셨습니다”며 “아버님께서 헛헛하실 때 부르신 노래 ‘떠나가는 배’에 나오는 ‘봄날 꿈같이 따사로운 저 평화의 땅’에 가 계시리라 믿습니다”고 애도했다.
문 대통령도 지난 28일 박정기씨 부고 소식을 전해 듣고 SNS에 “아버님, 지금쯤 아들의 얼굴을 쓰다듬고 또 쓰다듬고 계실 것 같다. 박종철은 민주주의의 영원한 불꽃으로 기억될 것이다. 깊은 족적을 남기셨다”며 “아버님, 아픔을 참아내며 오래도록 고생하셨다. 편히 쉬시길 바란다”고 애도를 표한 바 있다.
한편 박정기씨는 아들 박종철 열사가 1987년 1월 14일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고문에 의해 비참하게 죽자 민주화 운동가로서 활동해왔다.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 활동에 앞장서고 국회 앞 천막 농성을 통해 ‘민주화운동 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 등에 관한 법률’과 ‘의문사 진상규명에 관한 특별법’ 제정을 이끌어 내기도 했다.
박태환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