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일제히 박종철 열사 부친 추모…“편히 쉬십시오”

입력 2018-07-29 18:05
민갑룡 경찰청장이 28일 오후 부산 부산진구 시민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박종철 열사의 아버지 박정기 씨의 빈소를 방문해 조문하고 있다. 뉴시스

청와대가 6월 항쟁의 도화선이 됐던 고(故) 박종철 열사의 아버지 박정기(89)씨 별세에 애도의 뜻을 표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8일 SNS에 추모글을 올린데 이어 임종석 비서실장, 조국 민정수석도 29일 추모글을 올렸다.

임 비서실장은 29일 부산 시민 장례식장에 마련된 빈소를 조문한 뒤 SNS에 “아버님, 참으로 고단하고 먼 여정이었습니다. 부디 편히 쉬십시오”라고 짧게 추모글을 올렸다.

박종철 열사와 조금 특별한 인연이 있는 조국 수석도 이날 빈소를 조문하고 SNS에 박정기씨의 죽음을 추모하는 글을 올렸다. 조국 수석은 박종철 열사의 부산 혜광 고등학교 1년 선배·서울대 2년 선배로서 박 열사의 죽음이 본인의 사회적 활동 참여의 중요한 계기가 됐다고 밝힌 바 있다.

조 수석은 “아버님 편히 쉬시이소”라며 글을 시작했다. 이어 “아버님은 종철의 아버지를 넘어 저희 모두의 아버님이셨습니다”며 “현재 제 아들 나이가 종철이가 살해당했을 때 나이와 얼추 비슷합니다. 당시 아버님의 비통함과 그 이후 아버님이 살아오신 30여년의 무게를 새삼 되새겨 봅니다”고 고인을 추모했다.

이어 “(아버님은) 종철이 추모식 등에서 만나면 제 손을 잡으시면서 무뚝뚝하게 ‘잘 지내제?’라고 한 마디 하셨습니다”며 “아버님께서 헛헛하실 때 부르신 노래 ‘떠나가는 배’에 나오는 ‘봄날 꿈같이 따사로운 저 평화의 땅’에 가 계시리라 믿습니다”고 애도했다.

문 대통령도 지난 28일 박정기씨 부고 소식을 전해 듣고 SNS에 “아버님, 지금쯤 아들의 얼굴을 쓰다듬고 또 쓰다듬고 계실 것 같다. 박종철은 민주주의의 영원한 불꽃으로 기억될 것이다. 깊은 족적을 남기셨다”며 “아버님, 아픔을 참아내며 오래도록 고생하셨다. 편히 쉬시길 바란다”고 애도를 표한 바 있다.

한편 박정기씨는 아들 박종철 열사가 1987년 1월 14일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고문에 의해 비참하게 죽자 민주화 운동가로서 활동해왔다.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 활동에 앞장서고 국회 앞 천막 농성을 통해 ‘민주화운동 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 등에 관한 법률’과 ‘의문사 진상규명에 관한 특별법’ 제정을 이끌어 내기도 했다.

박태환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