첼시, 계속되는 이적설… 사리체제 시작부터 ‘불편한 동행’

입력 2018-07-29 16:53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 이적설이 돌고 있는 잉글랜드 첼시 미드필더 에당 아자르와 골키퍼 티보 쿠르투아. AP뉴시스

마우리시오 사리 감독 체제로 새롭게 출발하는 잉글랜드 첼시가 시작부터 삐그덕대고 있다.

에당 아자르, 윌리안, 티보 쿠르투아가 모두 이적설에 휩싸였다. 이들은 모두 그동안 선발로 출장했을 정도로 대체가 불가한 첼시의 핵심 자원들이다. 사리 감독은 이적설이 돌고 있는 이들 모두와 미래를 함께하길 희망하고 있다.

아자르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떠난 빈자리를 매울 대체자로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에 낙점됐다. 네이마르, 킬리안 음바페, 해리 케인 등 다양한 선수들이 대상으로 지목됐지만 가장 현실적인 타깃으로 아자르가 거론됐다. 아자르 역시 레알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를 누비는 것이 어린 시절 꿈이었으며 이를 위해 레알 이적을 강력히 희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아자르는 벨기에의 2018 러시아월드컵 3위를 견인한 뒤 인터뷰에서 레알 이적을 암시하는 발언을 했다. 아자르는 “첼시에서 환상적인 6년을 보냈고 다른 무엇인가를 찾아야 할 시간일 수 있다. 월드컵이 끝난 후 내가 남을지 떠날지 결정할 수 있다. 하지만 첼시가 최종 결정을 한다. 첼시가 나를 보내길 원한다면 사람들은 내가 선호하는 목적지(팀)를 알고 있다”고 밝혔다.

첼시와 재계약이 지지부진한 상황까지 더해지며 아자르의 레알 이적은 현실화되는 듯 했다. 하지만 첼시가 이적료로 천문학적인 금액을 요구하며 아자르가 꿈에 그렸던 레알행은 사실상 일단락됐다. 첼시는 아자르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주급 30만 파운드(4억4000만원) 새로운 조건을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쿠르투아 역시 아자르와 함께 레알 이적설의 중심에 있는 선수다. 그간 쿠르투아는 마드리드에 살고 있는 아내와 아이들을 자주 보기 원한다는 이유로 이적 의사를 밝혔다. 첼시와의 계약기간도 1년 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재계약을 거부했다.

첼시 유니폼을 입고 5년 동안 활약한 윌리안은 스페인 FC바르셀로나의 눈에 들었다. 바르셀로나가 최종적으로 5000만 유로(약 663억 원)에 포르투갈 출신 미드필더 안드레 고메스를 얹어 주는 조건을 제시했다는 구체적인 보도 역시 잇따랐다. 결국 바르셀로나가 프랑스 리그앙 보르도에서 뛰었던 말콤을 영입해 급한 불을 껐고, 바르셀로나와 윌리안의 이적설은 사실상 종지부를 찍은 듯 보였다. 하지만 라이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윌리안 접촉설이 불거지면서 이적의 여지는 남았다.

AP뉴시스

첼시는 지난 시즌을 마치고 안토니오 콘테 감독을 경질했다. 콘테 감독은 영입 정책과 관련해 경영진과 의견이 맞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주축 선수들과의 관계가 완전히 틀어졌다는 불화설이 잇따르며 힘겨운 시즌을 보내왔다.

경질 과정도 복잡했다. 콘테 감독이 자진 사퇴할 뜻은 없다고 분명히 밝힌 가운데 첼시 구단이 위약금을 주지 않기 위해 여러 방안을 모색하면서 경질 시기가 늦어졌다. 몇몇 선수들이 “구단은 콘테 감독의 거취를 하루빨리 명확하게 해주길 바란다”고 촉구했을 정도다.

결국 첼시는 계약기간을 1년 남겨두고 콘테 감독을 경질하면서 약 140억원에 달하는 위약금을 지불하게 됐다. 이에 분노한 콘테 감독이 소송을 걸며 그들의 줄다리기는 현재 법정으로 이어졌다.

첼시는 기존의 주축 선수들과 불안한 동행을 이어가고 있음에도 이적시장에선 조용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사리 감독과 이탈리아 나폴리에서 함께 했던 중원의 플레이 메이커 조르지뉴를 영입한 것 이외에는 아직까지 별다른 소식이 없다. 이적시장의 데드라인인 다음달 9일까지 2주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추가적인 영입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첼시 감독직은 3년 이상 버텨낸 감독이 드물 정도로 ‘독이든 성배’라 불리고 있다. 감독의 권위보다 선수단의 힘이 더 강하다고 알려진 팀이기도 하다. 거쳐 왔던 수많은 감독들 대부분이 선수들과의 불화설을 끝으로 팀을 떠나야했다. 팀이 안팎으로 온갖 잡음에 시달리는 가운데 사리 감독은 팀의 재정비와 성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내야하는 어려운 과제를 떠안게 됐다.

송태화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