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살만한 세상] ‘진정한 사랑’ 담은 사진 한장… 지하철 노부부를 찾습니다

입력 2018-07-29 15:27 수정 2018-07-29 16:41

지난해 한국에서 모두 10만6000쌍의 부부가 이혼했습니다. 세 커플이 결혼식을 올리면 그 중 한 커플은 이혼하는 셈이라고 합니다.

만나고 헤어지는 게 조금은 쉬워진 요즘, 진정한 사랑이란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한 노부부의 사진이 SNS를 타고 전해져 많은 사람들의 가슴을 따뜻하게 적시고 있습니다.

뉴욕에 사는 간호사인 블레이크 리커씨는 지난 24일 10시간의 교대근무를 마친 뒤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가던 길이었습니다. 지치고 피곤해 눈이 감길 때쯤 리커씨는 맞은편에 앉은 한 노부부를 보고 눈이 번쩍 띄었습니다. 옷을 멋있게 차려입은 부부가 서로의 손을 잡고 웃으며 머리를 맞대고 있었습니다.

노부부의 아름다운 모습은 지쳐 있던 리커씨의 피로를 한 번에 씻어줬습니다. 리커씨는 본인도 모르게 핸드폰을 꺼내 이들의 아름다운 순간을 담았습니다.

리커씨는 사진을 찍던 순간을 이렇게 회상했습니다.

“전철에서 내린 후 사진을 확인하고서야 이 사진이 노부부의 사랑을 아름답게 기록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이 사진 한장은 그들이 오랜시간 서로에게 느껴왔던 사랑이란 감정을 다 보여준다고 느꼈죠. 그리고 곧 나는 이들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리커씨는 아름다운 순간을 기록한 사진을 건네주기 위해 노부부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실제로 노부부를 찾을 수 있을지 리커씨는 반신반의 했습니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계정에 사진을 올리자 노부부의 사진은 SNS상에서 급속도로 퍼지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8일 만에 노부부의 며느리인 카렌 케터링 디미트씨가 이 사진을 보고 리커씨에게 연락을 하게 됐습니다.

디미트씨는 사진 속 노부부가 64년 째 결혼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레스터(84)·마틸린(83) 디미트 부부라고 했습니다. 뉴욕 링컨센터에서 공연을 관람하고 저녁을 먹으러 가고 있는 길이었다고 합니다.

디미트씨는 “이 사진이 시부모님의 사랑을 완벽하게 담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이 사진을 보고 아름다운 사랑을 꿈꿨을 것”이라며 감격에 찬 어조로 감사의 인사를 전했습니다.

[아직 살만한 세상]은 점점 각박해지는 세상에 희망과 믿음을 주는 이들의 이야기입니다. 힘들고 지칠 때 아직 살만한 세상을 만들어 가는 ‘아살세’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어보세요. 따뜻한 세상을 꿈꾸는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박태환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