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규동 박사(강진군 다산기념관 다산교육전문관)
연일 폭염으로 역대 최고 기온이 갱신되고 있다. 26일 현재 경북 경산의 기온이 40.5도로 역대 최고 기온을 기록하고 있다. 잠시만 밖을 나가 주차장에 차 속을 들어서면 그야말로 단 1분도 있을 수가 없다.
서울의 경우 기온이 38도까지 올라 24년 만에 가장 더운 날씨가 계속되고 있다. 문제는 앞으로도 이 극심한 폭염이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야말로 한치 앞을 내다 볼 수 없는 자연 재해가 우리 앞에 펼쳐지고 있다. 자연재해는 예나 지금이나 똑 같다. 실제 다산 선생의 글속에 자연 재해의 상황이 잘 나타나고 있다.
“1809년 다산초당에 있을 때 겨울, 봄부터 서서히 가물더니 입추까지 새빨간 땅덩이만 천리에 이어지고, 들판에는 풀 한 포기 없었다. 6월 초순에 떠도는 유민들이 길을 메우자 마음이 쓰라리고 보기에 처참하여 살고 싶은 의욕마저 없어졌다” - 다산 전간기사, 박석무 다산 정약용 평전 -
자연재해는 환경파괴에 대한 인과응보이다!
비록 시대는 다르지만 자연의 재해로 인한 피해가 얼마나 심했는가를 다산 선생께서 생생하게 말해주고 있다. 지금은 농수로 사업이 잘되어 그 당시처럼 천수답이 말라비틀어지는 경우는 없지만 그래도 밭농사의 경우는 지금도 나날이 피해가 늘어 채소 값이 하루가 다르게 오르고 있다. 특히 해수면 온도의 상승으로 양식장의 물고기들이 집단 폐사하는 뉴스를 보면 너무나 가슴이 아프다.
이런 자연 재해는 해를 거듭할수록 더욱 더 심해지고 있다. 전혀 예측이 불가능한 상황으로 우리들의 삶에 있어 이제는 환경보호 없는 자연재해의 극복은 생각할 수 없다.
지금의 이런 자연 재해 원인은 결국은 우리 인간들의 탐욕과 자연에 대한 무의식적인 파괴에 대한 인과응보이다. 따라서 자연재해의 극복 방안은 이제 전 지구적 차원의 노력 없이는 막을 수가 없다. 그런 측면에서 우리 한사람 한사람 모두가 각자의 주변에서 자연환경에 대한 인식을 갖게 되는 것이 자연재해에 대한 가장 기본적인 유비무환이라고 생각한다.
늦었다고 할 때가 빠르다!
지금의 폭염과 예측 할 수 없는 재해는 갈수록 심해질 것이다. 왜냐면 자연은 갈수록 파괴되고 환경 변화 역시 예측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무엇보다 재난 극복을 위한 새로운 인식이 절실하다. 속담에 늦었다고 할 때가 가장 빠르다는 말이 있다.
지금 곳곳에서 심각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에 무엇보다 각각의 재해 현장에 적합한 처방은 물론 예방을 위한 새로운 매뉴얼이 개발되어야 한다. 그것은 무엇보다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공직자들의 몫이다. 다산은 목민심서에서 다음과 같이 이야기하고 있다.
“난민 구호에는 두 가지 관점이 있다. 첫째는 시기를 맞추어야 하고 둘째는 규모가 있어야 한다. 불에서 구원해 내야하고, 물에서 건져 내야 하는데 어찌 기회만 노리고 있을 수 있겠는가.”
- 목민심서 진황육조 제3조 규모(응급조처 및 난민구제책) -
다산은 화재현장에서 사람을 구하는 것이 최우선이다고 하였듯이 지금의 상황을 바탕으로 때를 놓치지 않도록 새로운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일상적인 생각으로는 우리 앞에 닥친 자연재해를 생각한다면 새로운 매뉴얼이 나올 수 없다.
비록 늦었지만 지금이 가장 빠른 때라는 생각으로 현 상황에 적절한 대안을 모색하여 앞으로 닥칠 재해를 대비하는 유비무환의 자세가 절실하다. 다산이 200여 년 전에 때가 있는데 기회만을 보고 있는 우를 범하지 말라고 한 가르침을 되새기면서….
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