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차 지명을 받아 KT 위즈에 입단한 김민(19)이 데뷔 첫 등판에서 멋진 투구를 보였다.
김민은 27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한국프로야구(KBO) 정규리그 LG 트윈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동안 단 1점을 내주는 호투로 프로 통산 첫 승을 올렸다. KT는 LG에 9대 7로 승리했다.
김민의 프로 통산 첫 이닝은 순탄치 않았다. 1번 이형종을 땅볼로 잡아냈지만 다음 타자인 이천웅이 2루수 박경수의 실책으로 2루까지 진출했다. 하지만 아도니스 가르시아를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이어진 김현수의 빠른 땅볼을 유격수 심우준이 그림같이 걷어내면서 실점 없이 1회를 마쳤다. 가르시아를 삼진으로 잡은 날카로운 슬라이더도 일품이었다.
김민이 기대 이상의 모습을 보이자 KT 타선도 불을 뿜었다. 1회말 황재균과 강백호가 볼넷으로 출루한 뒤 멜 로하스가 LG 선발 김대현의 128㎞ 슬라이더를 잡아당겨 우중간 담장을 넘는 쓰리런 홈런(25호)을 쳐 김민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김민은 2회초 채은성을 볼넷으로 내보내는 등 잠시 제구가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지만 오지환을 병살로 막아내며 무실점으로 이닝을 넘겼다. 3회는 삼자범퇴였다.
위기관리 능력도 돋보였다. 3이닝을 노히트로 막은 김민은 4회초 이날의 첫 위기를 맞았다. 선두 이천웅을 볼넷으로 내보낸 뒤 가르시아에게 안타를 맞아 무사 1,3루가 됐다. 하지만 LG 타선의 중심인 김현수를 병살타로 잡아내며 1점으로 실점을 최소화했다. 이후 박용택이 좌월 2루타를 쳤지만 채은성을 땅볼로 막아 그대로 이닝을 마쳤다.
막내가 점수를 내주자 형들이 다시 힘을 냈다. 4회말 황재균이 김대현의 142km짜리 직구를 잡아당겨 쓰리런 홈런(14호)을 날리며 KT가 8-1로 크게 앞서나갔다.
LG 타선이 본격적으로 점수를 내기 시작한 것은 김민이 승리요건을 갖추고 내려간 뒤인 6회초부터였다. LG는 6회와 7회 각각 2점씩을 올리며 KT를 5-8까지 추격했다. 하지만 KT도 8회말 1점을 추가하며 점수차를 벌렸다. 결국 KT는 9회 LG의 맹렬한 추격을 뿌리치고 승리했다.
김진욱 KT 감독은 경기 뒤 “2군에서 갈고닦은 기량과 구위를 자신있게 펼친 선발 김민의 데뷔 첫 승을 축하한다”고 말했다. 이어 “심우준의 초반 호수비와 로하스, 황재균의 3점 홈런이 경기 주도권을 가져왔다”며 “후반 추격당하는 흐름에서 장성우의 쐐기 타점과 홍성용과 엄상백 김재윤의 침착한 마무리가 승리를 지켜냈다”고 칭찬했다.
한편 이날 KT는 ‘5G 워터페스티벌’을 열고 폭염에 지친 관중들에게 물대포를 쏘며 더위를 식혔다. KT의 득점, 안타 뒤 물대포가 터질 때마다 관중들은 환호성을 올렸다. KT의 워터페스티벌은 다음달 10일까지 수원 홈경기 내내 진행된다. 로하스는 경기 뒤 “내일 경기도 시원한 물대포 선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수원=이현우 기자 bas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