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 속 文 퇴근길 대화…‘추모 기간 술자리라니’ vs ‘추모 방식 각자 달라’

입력 2018-07-27 15:59
사진 = '대한민국 청와대' 페이스북 페이지 캡처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으로 시민들을 단체로 만난 26일 오후 ‘퇴근길 국민과의 대화’가 논란에 휩싸였다. ‘고(故)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의 추모기간인데 술자리를 갖는 것이 적절하느냐’라는 의견과 ‘추모 방법과 정도는 사람마다 다르고, (추모가) 국정 운영에 결부될 수 없다’는 의견이 부딪혔다.

청와대는 26일 오후 8시34분 ‘퇴근길 광화문 호프집에 대통령이 나타난다면?’이라는 제목의 글을 ‘대한민국 청와대’ 페이스북 페이지에 게시하고 문 대통령이 시민들과 함께 ‘소통’한 사진을 함께 첨부했다. 광화문의 한 호프집에서 열린 행사는 문 대통령의 건배사와 함께 최저임금 부작용 문제 등 민생 현안 문제를 두고 시민들과 즉석 토론이 열리기도 했다. 행사에는 자영업자·중소기업 대표·청년 구직자·경력단절 여성·편의점 주인 등 18명이 참석했으며, 이들 중 9명은 사전에 엄선됐다.

일부 페이스북 이용자들은 “노회찬 의원의 추모기간인데 술자리를 열었어야 했느냐”며 문제를 제기했다. 한 이용자는 “꼭 이런 걸 지금 이 시기에 해야 하느냐. 모든 국민은 아니지만 노회찬 의원을 사랑하고 지지했던 국민은 우울감에 빠져 있는데…”라는 의견을 댓글로 게시했고, 다른 댓글을 작성한 이용자는 “진보라는 큰 틀에서 같이 움직이고 한국 사회에 큰 역할을 한 사람이 돌아가셨는데 술자리를 미루는 게 그렇게 어려웠나”라는 댓글을 달았다.

사진 = 26일 청와대 페이스북 게시물에 달린 댓글 중 일부 캡처

이에 해당 행사가 열린 것을 두둔하는 댓글도 달렸다. 한 이용자는 “민초들의 삶의 자리가 어떤지 보고자 마련한 자리이고 이 자리 역시 한시도 소홀할 수 없는 국정을 위한 자리”라며 “왜 저 행사가 노 의원의 장례와 결부되어야 하는 것인지 납득하기 어렵다”고 했고, 또 다른 이용자는 ‘애도와 슬픔은 일상에 머무른다’는 글귀를 인용하며 “추모의 방식과 마음은 사람마다 다른데 함부로 타인의 행동을 규정짓지 않았으면 한다”고 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노 원내대표가 투신으로 사망한 지난 23일 “정말 가슴아프고 비통한 현실”이라며 “노 의원은 당을 함께 하지는 않았지만 같은 시대에 정치를 하면서 한국 사회를 보다 더 진보적인 사회로 만들기 위해 함께 노력해왔다”고 애도한 바 있다.

한편 지난 23일 투신으로 사망한 노 원내대표의 영결식은 27일 오전 국회 본청 앞에서 국회장으로 엄수됐다.

김종형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