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주 바른미래당 대변인이 같은 당 유승민 의원의 ‘인사청탁 의혹’을 제기한 SBS ‘김어준의 블랙하우스’를 향해 “이미 지난 대선에서 해명했던 일을 다시 꺼내 들며 그 이름대로 새까만 의도를 드러낸다”고 밝혔다.
권 대변인은 27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능력 있고 괜찮은 주변 인물을 추천하고 살펴봐 달라 한 것을 적폐몰이 한다면 진행자 친구의 성추행을 덮기 위해 공중파를 대놓고 활용하고 왜곡시키려 했던 것은 적폐 지망생 파렴치범 수준”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권 대변인이 언급한 ‘진행자’는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를, ‘진행자 친구’는 정봉주 전 의원을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방송은 정 전 의원에 대한 미투(Me Too·나도 말한다) 폭로가 나왔던 지난 3월, 의혹을 반박할 사진 780장을 공개한 바 있다.
이어 “그 편파진행으로 8초 폐지되는 방송이 반성은커녕 양심 없는 못된 독기만 남았다”며 “그 마지막 독기에도 유승민 의원은 오늘 다시 사과했고 문제가 있으면 수사받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 정권과 관련 인사들의 ‘보수 궤멸’을 위한 독기가 사고 한 번 칠 것 같다. 지난 보수를 욕 먹여 연명하려 말고 스스로들의 실력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어준의 블랙하우스는 26일 유 의원이 박근혜정부 시절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에게 인사 청탁을 한 정황이 담긴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공개했다. 유 의원은 지난해 5월 대선을 앞두고 같은 의혹에 시달렸다. 당시 경향신문은 유 의원이 2014~2015년 안 전 수석에게 최소 10명 이상의 공공·금융기관 임원 인사를 청탁한 정황이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유 의원은 경향신문 보도에 대해 “안 전 수석과 문자를 주고받은 것은 맞지만 (지인이 응모하는 자리에) 내정자가 있는지 여부 등을 물어봤을 뿐”이라며 “비리 등이 개입한 것도 전혀 없고, 안 전 수석에게 답도 제대로 못 들었다. 실제 (인사가) 성사된 사례도 없다”고 해명했다.
이번에도 유 의원은 보도자료를 내고 “인사를 문의하고 사람을 추천했던 적은 있다. 청탁으로 비춰져 송구하다”면서도 “당시 저의 의도는 청와대가 인사를 미리 내정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내정된 인사가 있는지를 물어보고 후보를 추천하는 것이었다”고 인사청탁이 아니라는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그러나 공개된 문자메시지에 따르면 유 의원은 안 전 수석에게 “챙겨봐주소” “도와주시길” 등의 적극적인 표현을 사용했다. 이날 패널로 출연한 정두언 전 의원은 “논란의 여지가 없다. (유 의원이) ‘도와달라’고 했다. 보통 청탁할 때 도와달라고 하지 무슨 말 쓰냐”고 지적했다.
김어준의 블랙하우스를 맹비난한 권 대변인은 고(故)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가 숨진 23일 “어떠한 이유에서도 자살은 남겨진 가족과 사회에 대한 죄”라며 “오늘 우리가 주목하고 슬퍼하고 위로해야 할 대상은 무고한 희생을 당한 다섯 장병과 그 유가족”이라는 페이스북 글을 남겨 구설에 오른 바 있다. 권 대변인이 언급한 ‘다섯 장병’은 포항 해병대 마리온 헬기 추락 사고로 숨진 김정일 대령, 노동환 중령, 김진화 상사, 김세영 중사, 박재우 병장을 지칭한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