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여배우 스캔들’ 의혹을 제기한 김영환 전 바른미래당 경기도지사 후보가 경찰에 출석했다.
김 전 후보는 27일 경기 분당경찰서에 피고발인 조사를 받기 위해 출두해 “사실이 다 나와 있어서 피고 발인 조사에 큰 걱정이 없고 검찰과 경찰이 공정하게 수사하면 결론이 날 것으로 보고 있다”며 “나 역시 김부선씨 스캔들과 관련해 통화 내용 녹취록 등 관련 자료를 준비해왔다”고 설명했다.
‘여배우 스캔들’로 알려진 것은 이 지사가 배우 김부선 씨와 과거 불륜관계였다는 의혹으로, 이 지사가 성남시장에 당선된 지 넉달 후인 2010년 11월 처음 제기됐다. 김부선씨는 당시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변호사 출신인 정치인 L씨와 2007년 12월부터 2009년 5월까지 교제했는데 알고보니 유부남이었고 그는 지난 지방선거에 당선됐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당시에는 김씨가 “언론에 언급된 이니셜은 아니다”라고 해명하며 의혹이 가라앉았다. 이후 김씨가 2016년 SNS에 ‘성남 사는 가짜총각’을 다시 언급하면서 화제가 됐고, 이 후보가 이번 지방선거 경기지사 후보로 선출된 후 상대 후보들이 다시 ‘여배우 스캔들’ 의혹을 제기하기 시작했다.
앞서 김 전 후보는 6·13 지방선거 과정 중 이 지사의 여배우 스캔들과 친형 정신병원 강제입원 등의 의혹을 제기했다. 당시 그는 바른미래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공동기자회견에서 “이재명 후보는 방송 3사 합동 토론회에서 국민이 보는 가운데 거짓말을 했고 국민은 그 말을 믿고 사전투표도 했다”며 “이재명 후보는 방송에서 국민을 속인 것을 사과하고 즉각 후보를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녹취록이 공개되고 김부선씨 지인들의 폭로가 이어지는 등 선거 이슈로 확대됐다.
‘이재명캠프 가짜뉴스대책단’은 지난달 26일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김 전 후보와 스캔들 당사자인 김부선씨를 검찰에 고발하고 “김 전 후보가 제기한 의혹은 허위사실이며, 김부선씨 또한 김 전 후보가 허위사실을 공표할 계획인 것을 인지한 것으로 보이므로 공범”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이 지사 역시 관련 의혹에 대해 ‘이재명 죽이기’라며 전면 부인하는 상태다.
김 전 후보는 이날 출두해 SBS ‘그것이 알고싶다’가 이 지사에 대해 보도한 ‘조폭 유착 의혹’에 대한 견해도 밝혔다. 그는 “이 지사는 큰 정치인이고 국민적 지지·비판을 받고 있으니 피해자 코스프레를 멈추고 직접 나서야 한다”며 “검찰과 경찰의 수사는 물론 필요한 경우 국정조사·특검까지 나서 조사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앞서 출석해 조사를 받은 주진우씨와 김어준씨에 대해서도 “스캔들 당사자가 이 지사임을 확실히 밝히라”고 촉구했다.
경찰은 김 전 후보를 상대로 의혹을 제기한 근거와 배경 등에 관해 확인할 방침이다. 김 전 후보 측 역시 이 지사를 고발했는데, 분당서는 지능범죄수사팀과 사이버수사팀으로 나눠 동시에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18일부터 25일까지 공지영 작가와 김어준씨, 주진우씨 등이 차례로 조사된 바 있다.
김종형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