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자 도올 김용옥씨가 26일 고(故) 노회찬 정의당 의원에 대해 “우리 시대의 예수”라고 평가했다.
김씨는 오후 CBS라디오 ‘정관용의 시사자키’에 출연해 노 의원에 대해 “우리 시대에 경기고까지 나온 사람이지만 민중과 밀착된 삶을 살면서 민중의 언어가 몸에 뱄다”며 “상황마다 민중의 언어로 얘기하고 민중이 속시원하고 친근하게 느끼게 말했다”고 회고했다. ‘촌철살인’이라는 평가를 들었던 노 의원의 화법을 언급한 것이다.
김씨는 “예수 마가복음에 보면 예수는 비유가 아니면 말하지 않았다”면서 “씨 뿌리는 자의 비유라든가 겨자씨의 비유라든가 수 없는 비유가 있다. 민중의 언어를 쓸 줄 알았다는 것”이라면서 노 의원을 예수에 빗대 표현했다.
김씨는 노 의원의 죽음에 대해서도 “우리 사회에 막말로 ‘나쁜 놈’으로 표현하는 분들은 사실은 그냥 (자신이) 나쁜 사람이라는 걸 드러내놓고 살지 않느냐”면서 “(반면) 도덕적으로 살아온 사람들은 작은 흠집에도 자기가 살아온 평소 도덕성 때문에 역으로 당하는 비극이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다”고 꼬집었다.
김씨는 자유한국당을 향해서도 쓴 소리를 했다. 그는 “지금 보수라고 하는 사람들이 그냥 역사에 대해서 터무니없는 그냥 발길질만 하지 말고, 대세의 흐름을 수용할 것은 정확히 수용해 가면서 보수의 입지를 만들어가는 그런 어떠한 정치, 탁월한 정치적 역량을 발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어느 정권이든 보수가 보수다운 역할을 못 해주면 진보도 패망한다. 한국당이야말로 역사에서 할 일이 많이 있으니 분발해 달라”고 덧붙였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