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방송에서 심한 원형탈모를 앓고 있다고 고백하며 삭발을 선택했던 한 아이돌 가수가 최근 풍성해진 머리숱을 자랑하며 대중 앞에 서 화제가 되고 있다. 깔끔한 포마드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을 만큼 머리가 자란 그의 모습에 많은 탈모인들이 완치를 기대하며 희망을 얻고 있는 상황이다.
아이돌 그룹의 멤버나 여성 연예인들까지 방송에서 과거 원형탈모를 앓았던 사실을 거리낌없이 고백하면서, 원형탈모도 이제 ‘완치될 수 있는 질환’으로 변화하고 있다. 실제로 과거에는 원형탈모를 단순한 스트레스로 인한 난치성 질환으로 여겼지만 최근에는 자가면역질환으로 인해 원형탈모가 발병한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적극적으로 치료에 나서는 이들이 많아졌다.
흔히 원형탈모가 스트레스로 인해 발병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스트레스가 면역계 교란을 일으켜 자가면역질환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자가면역질환이란 인체의 정상 물질을 해로운 이물질로 착각해 공격하는 형상으로, 면역 기능과 관련이 있는 혈액 속 T-임파구가 건강한 모낭을 공격하면서 머리가 빠지게 되는 원형탈모가 발생한다.
원형탈모의 발병은 성별과 나이를 가리지 않아 소아 원형탈모가 발병하는 경우도 흔하며 학업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10대의 경우 원형탈모 발병률이 더욱 높아 관련 증상으로 치료받은 20세 미만 환자도 꾸준히 증가하고 추세다.
만약 젊은 나이에 원형탈모가 발병했다면, 초기에는 탈모 부위가 동전만한 정도로 작고 두피 전체로 퍼지지 않은 ‘단발성 탈모’인 경우가 많지만 진행이 빨라 탈모반이 커지고 두피 전체로 탈모 부위가 확대되는 ‘다발성’으로 악화가 빨라 주의가 필요하다. 게다가 원형탈모는 또 다른 자가면역질환인 아토피성 피부염, 갑상선염, 류마티스관절염, 백반증이 함께 나타나기도 해 적절한 치료의 중요성이 강조된다.
자가면역질환의 일종인 원형탈모의 경우 재발과 악화를 막기 위해 면역체계 자체를 정상으로 되돌리는 치료가 필요하다. 따라서 때가 되면 낫겠거니 하며 증상을 방치하거나, 당장의 가시적인 효과를 위해 스테로이드를 사용하는 치료는 피해야 한다. 스테로이드는 치료 초기에는 빠른 효과를 보이는 것 같지만, 자가면역 반응을 떨어뜨리고 두피를 얇게 만들어 두피염, 두피함몰, 영구탈모 등의 부작용으로 몸 상태가 악화돼 치료가 더욱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자가면역질환 원형탈모가 발병한 근본적 원인을 파악하고 스테로이드 없이 몸 상태를 근본적으로 바로잡기 위해 ‘THL 검사(Total Hair Loss Test)’를 실시하고 있다. THL 검사는 두피검사, 모발 성장 속도 검사, 중금속 검사, 생활 습관 검사 등 9단계로 이루어진 종합탈모검사로 모발의 상태와 탈모 유발 인자, 영양 상태 불균형 등 어떠한 이유로 원형탈모가 발생했는지 파악해 개개인에 맞는 맞춤 치료를 계획하는 검사다.
THL 검사 진행 후엔 면역체계 자체가 정상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면역치료, 영양치료를 병행한다. 면역치료는 면역 주사로 비정상 면역을 정상 면역으로 되돌리는 치료이며, 영양치료의 경우 원형탈모 환자들은 영양 불균형으로 인해 원형탈모가 발병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특히 효과적이다.
대한탈모학회장 모리의원 이상욱 원장은 “젊은 원형탈모 환자의 경우 악화 속도가 빨라 삽시간에 머리 전체로 탈모반이 확대될 수도 있으므로 조기 치료의 중요성을 더욱 강조하고 있다”며 “원형탈모는 초기일수록 치료가 수월한 것은 맞지만 난치성 다발성 원형탈모 환자의 경우에도 THL 검사 후 면역치료, 영양치료를 통해 증상이 크게 완화될 수 있으므로 치료를 포기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전재우 기자
자가면역질환 ‘원형탈모’, 면역력 키워주는게 중요…‘THL 검사’로 원인 분석부터 치료까지 가능
입력 2018-07-27 08: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