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성경’ 경매 나왔다… 우주에도 하나님 말씀 전했을까

입력 2018-07-26 13:46
아폴로 14호에 실려 달에 다녀온 성경이 경매에 나왔다. 하나님 말씀을 달에도 전하자는 취지로 제작돼 실제 달 표면까지 안착했던 성경이 과연 어느 정도의 가치를 인정받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폭스뉴스닷컴 캡처

폭스뉴스는 “아폴로 14호의 달 탐사 미션에 함께 했던 희귀한 성경이 26일(현지시간) 미국 LA의 네이트 샌더스 옥션(Nate D. Sanders Auctions)에 출품된다”고 전날 보도했다. 경매 시작가는 5만 달러(5593여만원)다.

일명 ‘달 성경(The Lunar Bible)’이라고 불리는 성경은 정사각형으로 한 변이 1.625인치(4.1275㎝)에 불과하다. 우주여행에 휴대할 수 있도록 마이크로폼 형태로 만들어졌으나 킹 제임스 버전 성경 1245페이지가 모두 새겨져 있다. 현미경을 사용하면 읽을 수 있다.

소더비 캡처

달 성경은 나사의 우주 프로그램에 종사했던 기독교인들로 구성된 ‘아폴로기도연맹’(Apollo Prayer League)이 우주에도 하나님 말씀을 전하자는 취지로 제작했다. 아폴로기도연맹은 나사에서 과학자로 근무했던 존 스타우트 목사가 67년 아폴로 1호 승무원 3명이 훈련 중 일어난 화재로 숨지자 이를 기리기 위해 이듬해 조직한 기도 모임이다.

라이브사이언스닷컴 캡처

아폴로 14호는 71년 1월 31일 지구의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출발했다.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며칠 뒤인 2월 5일 극적으로 달 표면에 안착했다. 아폴로 14호에는 애초 300개의 달 성경이 실려 있었다. 3명의 우주비행사 중 달 착륙선 조종을 맡았던 에드가 미첼은 가방에 이 성경 100개를 넣고 달 표면을 밟았다. 그 중 우주비행사 미첼과 스타우트 목사의 서명이 모두 담긴 11개만 달 성경으로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아폴로 13호에 실렸던 성경은 지난해 6만2500달러(6995여만원)의 경매가로 팔렸다. 그러나 아폴로 13호는 우주선 고장으로 달 착륙에 실패했기 때문에 해당 성경은 엄밀한 의미에서 달을 다녀온 것은 아니다.

NASA 캡처

지구로 돌아오지 않고 달에 남겨진 성경도 있다. 71년 7월 30일 달에 착륙한 아폴로 15호의 우주비행사 제임스 어윈은 누군가 성경을 읽어보기를 바라며 달 탐사선인 ‘로버’의 대시보드에 이 극소형의 성경을 남겨두고 왔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