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키한의원 성조숙중연구소 박승찬(사진 왼쪽) 박사 연구팀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빅데이터를 근거로 최근 5년간 성조숙증으로 진료를 받은 소아청소년을 조사한 결과 이 같이 확인됐다고 26일 발표했다.
조사결과 최근 5년간 성조숙증 진료건수는 2013년 6만6395건에서 2017년 9만5524건으로 144%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만 18세 이하 국내 소아‧청소년 인구는 1085만3649명에서 973만9623명으로 10.3%가 감소했다.
아이들 수는 줄어드는 반면 성조숙증으로 치료가 필요한 아이들 수는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셈이다.
2017년을 기준으로 소아‧청소년 인구 대비 성조숙증 환아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100명당 1.8명을 기록한 대전시다. 그 다음으로는 서울, 대구 순으로 확인됐다(도표 참조).
대전은 소아‧청소년인구가 가장 빠르게 줄고 있지만, 성조숙증 환자의 증가 속도는 2013년 대비 2017년 한 해동안 무려 226%가 늘었다.
또 세종시는 소아‧청소년 인구 유입이 많은 만큼 성조숙증 환자 증가율(2013년 대비 22배 증가, 인구증가 고려 8.1배 증가)이 전국에서 가장 높아 눈길을 끌었다.
박 박사는 이렇듯 성조숙증 진료 건수가 급증한 이유는 성조숙증이 전국적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성조숙증에 대한 관심이 그만큼 많아졌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고 분석했다.
성조숙증은 성조숙증에 대한 이해가 충분히 있어야 예방할 수 있고 치료가 가능한 질병이다.
박 박사는 “단순히 지역의 성조숙증 진료 환자 수가 적다고 해서 아이가 안전하게 자랄 수 있는 지역이라고 안심할 것이 아니라, 얼마나 성조숙증에 대한 이해가 있고 예방과 치료에 적극적인 지역사회인가를 따질 때”라고 지적했다.
성조숙증이란 또래 평균보다 빠른 여자아이 만 8세 이하, 남자아이 만 9세 이하에 사춘기 징후가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성조숙증이 나타나면 급성장기를 미리 겪게 되는 것이기 때문에 처음에는 키가 잘 자라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 키가 자랄 수 있는 시간이 그만큼 줄어들게 되어 아이의 다 자란 키가 작아진다.
여자아이가 성인이 된 후 조기 폐경, 유방암, 자궁암 등의 발생 위험도 높을 수 있다. 성조숙증의 원인은 유전, 식습관 변화, 비만, 스트레스, 환경호르몬 등 다양하다. 특히 최근에는 미세먼지, 환경호르몬 등 환경적인 악영향까지 원인이 되고 있어 성장기 아이를 키우는 부모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성조숙증을 막으려면 충분한 수면과 균형 있는 영양섭취, 꾸준한 운동이 필요하다.
물론 성조숙증에 빠졌다고 해도 조기에 발견, 적절한 치료를 받을 경우 충분히 크게, 잘 자랄 수 있다. 따라서 여자아이는 초 1~2학년이 되기 전에, 남자아이는 초 3~4학년이 되기 전에 전문기관을 통해 정기적으로 성조숙증검사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박 박사는 “무엇보다 성장기 아이를 둔 부모의 관심이 첫째다”라며, “성조숙증이 아이의 성장을 방해하는 질병으로 증가 추세에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예방에 적극적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