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과 열대야…땀 많은 우리 아이 건강 어떻게 챙길까

입력 2018-07-26 11:20

연일 계속되는 폭염과 열대야로 건강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아이들은 어른에 비해 활동량과 대사량이 많기 때문에 더위에 더 민감하다. 요즘 같은 불볕 더위에는 쉽게 지치고 땀을 많이 흘릴 수 밖에 없다. 조금만 뛰놀거나 잠잘 때에도 머리가 흠뻑 젖을 정도로 땀을 흘리고, 입맛이 떨어져 밥을 잘 안 먹기도 한다.
이런 경우 부모들은 아이가 어디 이상이 있는지, 몸이 허약하지는 않는지 걱정을 하게 된다.

부천신중동 함소아한의원 함선희 대표원장은 26일 “땀이 많이 나더라도 컨디션이 좋아 잘 놀고, 밤에 잠도 잘 잔다면 걱정할 필요는 없다. 몸속 열이 땀으로 발산되는 경우로 불필요한 열이 쌓이지 않는, 자연스럽고 건강한 상태” 라고 말했다.

함 원장은 “다만, 에너지가 넘치고 땀을 많이 흘리는 아이가 에어컨의 차고 건조한 바람에 너무 노출되면 기운이 약해지고 소화기능까지 떨어져 장에 탈이 나는 경우가 많다. 무엇보다 적절한 휴식과 숙면이 중요하고 충분한 수분 섭취, 통기성 좋은 소재의 옷, 실내외 온도 차가 5도 이상 나지 않게 실내온도 조절에 신경 써야 한다” 고 조언했다.

#땀을 비 오듯 흘리고 쉽게 지치는 아이
체온조절이 미숙한 아이들은 어른보다 더위를 많이 타고 땀을 많이 흘린다. 몸이 건강할 때에는 건강한 기운이 땀구멍을 잘 조절해 필요할 때만 땀이 나게 하지만, 기력이 떨어지면 체온 조절 능력이 약해져 필요이상으로 땀을 많이 흘린다.

이런 경우는 땀을 많이 흘리는 만큼 수분을 보충하여 건강한 체온조절을 도와주어야 한다. 오미자는 진액을 보충하고 여름 기력을 채워주는 대표적인 약재로 새콤달콤한 맛이 있어 물을 좋아하지 않는 아이들도 오미자청을 옅게 타주면 맛있게 마실 수 있다. 오미자와 황기를 1:1 비율로 넣고 연하게 끓여서 물 대신 마셔도 좋다.
이 밖에 수박 참외와 같이 수분이 많은 제철 과일과 시금치 상추 등 싱싱한 야채를 자주 먹는 것도 땀 많은 아이들에게 필요하다.

#유독 머리에서 땀이 많이 나는 아이
온몸에 땀이 고루 나면서 열을 발산하는 것은 좋지만 유난히 머리 쪽으로 땀을 많이 흘리고, 밤에 잠을 잘 못 자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어 한다면 속열이 많은 경우에 해당한다. 몸속의 열기가 잘 순환되지 못하고 위쪽으로 올라가는 성질이 있어 나타나는 증상이다. 낮 동안 쌓인 열을 자는 동안 발산하느라 베개나 잠옷이 푹 젖을 정도로 땀을 흘리게 되고, 여기에 냉방기구의 찬바람에 접촉되게 되면 비염이나 피부염이 심해질 수 있다.

매일 저녁 족욕을 해서 위쪽으로 올라간 열을 잘 순환할 수 있게 도와줘야 한다. 한의학에서는 두한족열(頭寒足熱)이라고 하는데, 발을 따뜻하게 하면 아래로 내려온 차가운 기운이 따뜻해지면서 위로 올라가고 위쪽에 있던 뜨거운 기운이 아래로 내려온다. 부족한 수분섭취는 한꺼번에 물을 많이 마시게 하지 말고 조금씩 자주 마시는 것이 좋고 입맛이 떨어졌더라도 폭식, 과식, 야식은 삼가한다.

함 원장은 “땀을 지나치게 많이 흘리는 것도 문제지만 반면에, 땀을 너무 안 흘려도 문제”라면서 “몸에 쌓인 열을 땀으로 배출해야 하는 데 그렇지 못하면 피부를 자극해 아토피 등 피부 트러블이 생기고 밤잠을 못 잘 수 있다”고 말했다. 몸을 만져보면 뜨겁고, 심한 경우 아이 얼굴이 붉어지기도 한다. 이런 아이는 실내 온도를 시원하게 유지하고 단 음식이나 밀가루 음식을 피하며 미지근한 물을 먹이는 것이 좋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