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프로야구 신인왕 경쟁은 ‘양·강 구도’

입력 2018-07-26 09:12
2018 프로야구 신인왕 싸움을 벌이고 있는 삼성 라이온즈 양창섭(왼쪽)과 KT 위즈 강백호. 뉴시스

2018 프로야구 신인왕 경쟁이 ‘양·강 구도’로 진행되는 모양새다. 신인 양창섭(삼성 라이온즈)과 강백호(KT 위즈)가 패기 넘치는 활약으로 각 소속팀의 활력소 역할을 해나가고 있다.

양창섭은 최근 2경기 연속 선발승을 따내며 5강을 바라보는 삼성의 상승세에 큰 힘을 보태고 있다. 지난 18일 KIA 타이거즈전에서 6⅔이닝 1실점, 지난 24일 LG 트윈스와의 경기에서는 6이닝 무실점을 기록하고 승리투수가 됐다. 올 시즌 9경기에 선발 등판해 4승 2패 평균자책점 4.23의 성적을 거뒀다.

덕수고 에이스로 활약했던 양창섭은 지난해 신인드래프트 2차 지명 1라운드 2순위로 삼성 유니폼을 입었다. 지난 3월 28일 KIA전에서 프로 데뷔전을 치렀는데 6이닝 무실점의 완벽투를 펼치며 첫 선발승을 챙겼다. 역대 프로야구에서 나온 고졸신인의 6번째 데뷔전 선발승이었다.

양창섭은 데뷔전 활약으로 선발투수 자원이 부족해진 삼성의 샛별로 떠올랐다. 하지만 고비도 있었다. 선발 로테이션을 꿰찬 것처럼 보였으나 지난 4월 12일 부상으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이후 두 달이 넘도록 1군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다행히 지난달 중순 복귀한 양창섭은 시즌 초반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6일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한 차례 패전을 떠안긴 했으나 긴장하지 않고 자신감 넘치는 모습으로 경기를 풀어나가는 게 큰 장점으로 꼽힌다.

프로 데뷔 전 서울고의 투타겸업 이도류로 관심을 모았던 강백호 역시 KT 주축 타자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KT에 입단한 강백호는 지난 3월 24일 KIA와의 시즌 개막전에서 데뷔 첫 타석 홈런을 때려내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강백호도 양창섭과 마찬가지로 한 차례 위기를 겪었다. 4월 타율이 0.229로 좋지 않았는데 신인들이 흔히 겪는 일종의 성장통이었다. 다행히 5월 이후 3할 이상의 월간 타율을 회복하며 오름세를 탔다. 올 시즌 타율 0.290(328타수 95안타) 18홈런 52타점을 기록 중이다. 100안타 달성은 시간문제로 여겨진다.

강백호는 고졸신인 시즌 최다 홈런 기록에도 도전한다. 1994년 LG 신인이었던 김재현(21홈런)이 세운 기록을 넘는 것이다. 4개의 홈런을 추가하면 24년 만에 대기록을 새로 쓴다. 전체 신인을 통틀어 최다 홈런을 기록했던 1996년 박재홍(현대)의 30홈런을 넘는 것도 가능성이 없지 않다.

강백호는 신인선수 중 유일하게 지난 14일 2018 올스타전 무대를 밟기도 했다. 드림 올스타 선수로 나선 강백호는 투수로 등판해 강속구를 선보이며 팬들의 눈을 즐겁게 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강백호가 무난히 신인왕 타이틀을 가져가는 것 같았다. 그러나 양창섭이 후반기 들어 힘을 내며 본격적으로 신인왕 싸움에 가세했다. 각 팀마다 40경기 이상을 남겨둔 만큼, 아직 신인왕을 판가름하기 이른 시점이다. 잔여 시즌 동안 두 선수의 성장 대결을 지켜보는 게 또 하나의 볼거리로 떠올랐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