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에서 먹던 반찬을 다시 손님상에 올리는 건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닙니다. ‘반찬 재활용’은 공공연한 비밀 같이 여겨지기도 합니다. 그런데 보통 회전율이 좋은 맛집은 그렇지 않을 것 같다는 막연한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아닌가 봅니다. 한 네티즌은 최근에 손님이 많은 식당에서 반찬 재활용과 비슷한 경험을 했다는 사연을 인터넷에 올렸습니다. 그런데 이 글에 비슷한 경험을 한 이들이 넘쳐났습니다.
‘ㅇ*’ 아이디를 쓰는 네티즌은 24일 네이트판에 최근 서울 한 대학가에 위치한 한 해물요리 전문점에서 전날 겪은 일을 털어놓았습니다. 동네에서 꽤 이름이 알려진 일명 ‘맛집’이라고 했습니다. 자신이 남자친구와 식당에서 아귀찜을 먹고 있는데, 배달 주문이 들어왔다고 했습니다. 배달 지역이 어딘지 들려와서 남자친구와 “멀리도 배달간다”고 말하고 있는데, 갑자기 직원 한 분이 자신의 테이블로 와서는 국물 등이 조금 남은 그릇을 가지고 가셨다고 합니다. “이거 국물 조금만” 하는 얘기와 함께 말입니다.
그리고는 옆에서 자신이 먹다 남은 국물로 볶음밥을 만들어서 배달 용기에 담았다고 하네요. 식당을 나오면서 이 얘기를 계산대에 있는 직원에게 따지니 그제야 사과했다는군요. 볶음밥을 만들던 직원이 와서 “조금 그랬다”고 실토하면서 연신 “미안하다. 다시는 안 그러겠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그는 자기가 먹다 남은 국물로 볶음밥이 만들 때 이를 막지 못한 사실을 자책하면서 문제의 볶음밥을 배달받은 누군가에게 사과했습니다. 그러면서 다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식약처에 신고했다고 했습니다.
그는 “종업원의 잘못은 맞지만 가게 책임이 없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손님 앞에서도 저런 행동을 서슴지 않고, 그 심각성도 인지 못 하시는데 이전에 안 그랬다는 보장이 있을까요”라고 의심했습니다.
이 사연에는 비슷한 경험담이 줄줄이 댓글로 달렸습니다. 손님으로 먹다가 본 것뿐 아니라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겪은 일도 있었습니다. 많은 이들은 “위생 개념을 안 지키는 일부 몰지각한 식당 운영자들 때문에 정직하게 장사하는 사람들이 피해를 볼까 걱정된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제발 사람 먹는 것 가지고 장난 안 쳤으면 좋겠다”는 글쓴이의 바람처럼, 이 사연뉴스가 음식 재활용을 하는 식당들에 전달돼 경각심을 주게 되길 바라봅니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