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넥센 히어로즈)가 홈런 몰아치기를 선보이며 최정, 제이미 로맥(이상 SK 와이번스), 김재환(두산 베어스)을 중심으로 펼쳐지던 홈런왕 경쟁에 불을 지폈다.
박병호는 지난 25일 KT 위즈와의 경기에서 멀티포를 쏘아 올리며 시즌 24호 홈런 고지를 밟았다. 이는 홈런공장 SK의 또 다른 거포 한동민(24홈런)과 같은 개수이며, 리그 홈런 부문 공동 4위에 해당한다.
최근 박병호의 홈런 생산 페이스가 돋보인다. 올 전반기 종아리와 손목 부상이 겹치면서 현재 70경기 출전에 그치고 있다. 전반기 만든 홈런포는 19개였다. 지난 5월까지는 부상 여파로 9홈런에 그치기도 했다.
박병호는 지난달 3경기 연속 홈런을 기록하는 등 총 8개의 홈런을 때려내며 개수를 늘리기 시작했다.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된 이달에는 올스타전 휴식기로 경기수가 적었지만 7홈런을 기록 중이다. 특히 후반기 들어 치른 7경기에서 5개의 홈런을 쏟아내며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렸다.
26일 현재 리그 홈런 부문 공동선두는 최정과 김재환이다. 이들은 나란히 31홈런을 기록 중이다. 다만 지난 24일 경기에서 주루 중 허벅지 부상을 당한 최정이 팀 전력에서 이탈하면서 홈런왕 경쟁 구도에 변수가 생겼다. 로맥은 30홈런으로 최정과 김재환의 뒤를 잇고 있다. 박병호가 선두 그룹을 따라잡으려면 6~7개의 홈런이 더 필요하지만 꾸준히 몰아치기를 보여준다면 가능성이 없지도 않다는 전망이다.
중심타자 박병호의 활약은 넥센에도 호재다. 넥센은 시즌 전적 49승 51패로 아슬아슬한 5할 승률 줄타기를 하고 있다. 포스트시즌 진출의 마지노선인 리그 5위이기도 하다. 6위 KIA 타이거즈와의 승차는 1.5경기다. 박병호가 승부처마다 불을 뿜어준다면 넥센의 5위 수성에도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박병호는 미국프로야구(MLB)로 떠나기 직전 두 시즌 연속 50홈런 이상을 때려냈다. 2014년 52개, 2015년에는 53개의 홈런을 기록했다. 올 시즌 KBO에 복귀한 박병호의 50홈런 기록 여부도 큰 관심사 중 하나였다.
박병호는 올 시즌 잔여 경기에 모두 출전할 경우 산술적으로 39홈런을 기록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하지만 몰아치기 능력이 있어 50홈런까지는 아니어도 40홈런 정도는 충분히 노려볼 수 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