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정전 65주년… 8월 남·북·미·중 4자 종전 선언할까

입력 2018-07-25 17:06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4월 27일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에서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선언'에 서명한 뒤 포옹하고 있다. 선언문에는 '완전한 비핵화' '종전선언' 등의 내용이 포함돼 있다. 뉴시스

한국전쟁 종전협상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정부가 8월 중 북한, 미국, 중국과 4자 회담을 갖고 한국전쟁을 끝낼 것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한국일보는 25일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정부가 8월 중에 남·북·미·중 4자 종전선언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소식통은 “남·북·미·중 4자 종전선언을 추진하는 방향으로 정부 내에서 정리했다”며 “8월 중 종전선언 문제를 매듭짓는 방안도 정부가 고려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당초 청와대는 남북미 3자 종전선언을 추진해왔다. 미국이 한반도에서의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고 있고 이해 관계자가 더 늘어날수록 평화체제 논의가 복잡해지기 때문이다. 청와대가 ‘중국의 역할론’으로 입장을 바꾼 데에는 중국의 한반도 영향력 약화 우려와 북한의 요구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종전선언 시기도 앞당기려 하고 있다. 정부는 오는 9월 유엔총회에서 남북미 정상회담 개최를 언급한 바 있다. 정상회담이 확정된 것은 아니었지만 이에 많은 외교 전문가들은 9월 유엔총회에서 남북미 정상이 종전선언 이행 등의 구체적인 계획을 논의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북미 협상이 교착상태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는 협상에 동력을 불어 넣고 북한 정권 수립 70주년 9월 2일 전까지 성과를 거두려 하는 북한의 입장을 고려해 선언 시기를 앞당기려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미 북한전문매체 38노스는 23일(현지시간) 북한이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에 있는 '서해위성발사장' 해체작업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뉴시스

북한이 최근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에 있는 미사일 엔진 시험장인 ‘서해위성발사장’을 해체하기 시작한 것도 종전선언이 임박했다는 주장에 힘을 실어준다.

앞서 미국의 북한 전문 웹사이트 38노스는 지난 20일과 22일에 촬영한 위성사진 판독 결과 서해위성발사장에서 미사일과 위성발사체 등을 조립해 이송하는 궤도식(rail-mounted) 건물에 대한 해체가 시작된 모습이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당초 미국 정치권에서는 북한의 비핵화 진전이 없는 상황에서 종전선언을 해 대북 군사 옵션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 이에 북한이 북미정상회담 당시 약속한 미사일 엔진 시험장 폐쇄를 이행하면서 미국 내 종전선언에 대한 여론의 변화가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의 서해위성발사장 해체 보도를 접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한의 결정에 환영의사를 밝혔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도 “북한의 미사일 엔진시험장 해체는 김정은 위원장이 싱가포르에서 약속한 내용과 완벽하게 부합한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이날 브리핑에서 8월 4자 종전선언 가능성에 대해 “종전선언은 판문점 선언에 명기돼 있는 만큼 우리 정부는 관련 당사국과 지속적으로 협의 중에 있다”고 밝혔다.

박태환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