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미홍, 한결같이 박근혜만 비호했던 ‘친박의 메가폰’

입력 2018-07-25 16:13
정미홍 전 KBS 아나운서 페이스북 프로필 사진

정미홍씨는 1980년대 KBS 9시 뉴스를 진행한 아나운서였다. 1982년 공채 10기로 KBS에 입사했다. 1988 서울올림픽 메인이벤트 진행자를 맡기도 했다. 1990년대 조순 전 서울시장의 재임 시절 정무직으로 시 홍보담당관을 지냈고, 한나라당 특임위원으로 발탁된 2011년부터 본격적으로 정치활동을 시작했다. 대표적인 친박계 인사로 분류된다.

한결같이 박근혜 전 대통령을 비호했다. 2013년 박 전 대통령의 방미 일정 중 성추문을 일으킨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을 옹호했고, 박근혜정부에서 가장 많은 사상자를 낸 2014년 세월호 침몰 참사에서 유족을 비난했다. 지난해 3월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세월호 추모 천막을 보며 “불도저로 밀어버리고 싶다”고 말해 정계와 여론의 십자포화를 맞았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국회의 탄핵, 헌법재판소의 파면 과정에서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밝혔다. 조원진 대한애국당 의원,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와 함께 촛불집회에 맞선 태극기집회를 주도했다. 지난해 7월 대한애국당 창당에 힘을 보탰다. 이 당에서 사무총장과 최고위원을 맡았지만 당내 갈등으로 지난해 12월 탈당했다.

아나운서 출신으로 얼굴이 널리 알려져 선전에 능했다. 페이스북에 수시로 정치적 입장을 밝혀 팔로어들의 배포를 유도했다. 정씨는 헌재의 박 전 대통령 파면 결정을 나흘 앞둔 지난해 3월 6일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수사결과 발표를 불법이라고 주장하면서 “널리 전파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런 방식으로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을 결집했다.

정씨는 2015년 1월 폐암 판정을 받고 투병했다. 지난 2월 암세포가 뇌로 전이돼 입원치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난치병인 루푸스를 15년 동안 앓았던 병력도 있었다. 루프스는 면역계 이상으로 몸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이 병은 완치됐지만 암을 극복할 수는 없었다. 정씨는 이날 새벽 별세했다. 환갑을 이틀 앞둔 그의 향년은 59세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