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시한 계엄령 문건 보고 받은 한민구 전 장관의 반응은?

입력 2018-07-25 06:11

계엄령 관련 문건을 작성한 박근혜 정부 국군기무사령부 실무자들이 한민구 전 국방부 장관 지시로 계엄 절차를 검토했다는 소식이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덕분에 인터넷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에 한 전 장관의 이름이 등재됐다. 이는 조현전 기무사령관은 자신이 직접 지시했으며 윗선의 지시는 없었다는 취지의 해명을 한 것과는 상반된 내용이어서 네티즌들의 이목을 끌었다.

기무사 소강원 참모장은 24일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조현천 기무사령관이 한민구 국방부 장관 지시라며 위수령과 계엄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소 참모장은 자료를 만든 과정에 대해 “8장짜리 원본을 만들고 조 사령관이 한 장관께 보고할 때 궁금한 점이 있으면 참고할 수 있도록 하자며 67쪽 짜리 대비계획 세부자료를 같이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소 참모장은 조 사령관이 한 장관에게 보고할 때 동석하진 않았지만 조 사령관을 통해 한 장관의 반응을 전해 들었다고 했다. 그는 문건을 보고 받은 한 장관이 “나중에 훈련할 때 참고할 수 있도록 존안해놓으라”고 지시했다고 했다.

소 참모장과 함께 문건을 작성한 기무사 기우진 처장(소장)도 이날 회의에 출석해 “당시 기무사령관이 장관 지시라며 위수령과 계엄 절차를 검토해보라고 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조 사령관 자체적으로 한 게 아닌 한 장관으로부터 만들어보라는 지시를 받아 실무 요원들에게 지시한 것이냐고 묻자 기 처장은 “내 기억은 그렇다”고 답했다.

한 전 장관의 지시로 계엄 문건이 작성됐다는 기무사 장성들의 직접 진술은 이번에 처음이다. 한 전 장관 측은 그동안 일부 언론을 통해 문건을 보고 받고 논의 종결을 지시했으며 계엄 실행계획도 아니었다고 반박했었다. 지난 16일 조현전 기무사령관도 군 출신 인사인 지인과의 전화 통화에서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계엄령 검토 문건은 내가 작성하라고 지시한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