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계동 아파트 ‘열대야’에 4시간 정전…“설비 노후화로 과부하”

입력 2018-07-25 05:01 수정 2018-07-25 05:01
정전 사태가 발생한 아파트(전력이 복구된 모습). / 사진 = 김종형 객원기자

열대야가 이어지는 가운데 24일 서울 노원구 상계동의 한 아파트에서 4시간가량 정전 사태가 벌어졌다.

이 아파트는 1988년 첫 입주가 시작돼 비교적 노후된 축에 속한다. 아파트에 거주 중인 3300여세대는 체감온도 32도에 달했던 여름밤을 냉방시설 없이 보내야했다.

이 아파트에 거주하는 최모(28)씨는 “오후 8시30분 정도부터 일부 아파트 불이 꺼지더니 나중에는 전체 단지가 꺼지고 바로 옆 단지도 일부 정전됐다”며 “몇몇 동은 곧바로 복구됐지만 일부 동은 거의 4시간 가량 정전을 겪었다”고 전했다.

사진 = 이준석 인스타그램(@junseokandylee) 캡처

정전 사태가 일어나자 주민들은 당혹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정전을 전후해 SNS 상에는 이 아파트 주민들의 불편 호소 글이 올라왔다. 정전이 발생한 지역 인근에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진 이준석 전 바른미래당 서울특별시당 노원병 당협위원장은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보람아파트 정전”이라는 글을 게시하기도 했다.

정전 사태 이전 관리소 측에서 전력 사용량을 줄여달라고 권고한 안내문. / 사진 = 김종형 객원기자

일부 주민들은 관리소 측에서 사전 고지를 하지 않았고 복구도 신속히 이뤄지지 않았다고 불평했다. 정전 이후 더위를 피해 밖으로 나왔다는 이 아파트의 한 주민은 “우리 아파트의 경우 건설된 지 오래돼서 전체 전력 공급량이 인근 새 아파트에 비해 절반 가량에 불과하다고 들었다”며 “어제도 전력 사용량 관련해 관리사무소에서 절제 안내가 나왔었는데 오늘은 그런 안내도 없이 전기가 끊어졌다”고 밝혔다. 이에 아파트 관리소 측 관계자는 “최근 전력 사용량 급증으로 사용량을 줄여달라고 주민들에 고지했다”며 “오늘 사태는 정전으로 인해 알림 방송을 할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한전 관계자는 “해당 아파트의 경우 한전 측 문제가 아니라 자체 설비 문제이며 노후화된 설비에 과부하가 걸려 배전반이 차단된 것으로 보인다”며 “현장으로 전기 기사가 파견돼 자세한 내용을 파악하고 있는 상태”라고 밝혔다.

한편 최대 전력수요는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지난 23일 오후 9069만kW까지 기록했던 전력수요로 전력 운영 예비율은 8%대(800만kW)까지 떨어졌다. 폭염으로 냉방전력 수요가 급증하자 정부는 원자력발전소 가동률을 높이는 식으로 대응하고 있지만, 정부 측 수요 예측량과 실제 최대 수요량의 간극이 큰 것이 나타나면서 전력란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해당 아파트에는 25일 자정을 기해 다시 전력이 복구된 상태다.

김종형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