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돋보일 생각 없어”… 하정우의 소신 그리고 ‘신과함께’

입력 2018-07-25 00:05
배우 하정우가 24일 서울 송파구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에서 열린 영화 ‘신과함께-인과 연’ 시사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경청하고 있다. 뉴시스

“작품을 선택하고 작업을 해나갈 때 내가 돋보이는 걸 먼저 생각해본 적이 없습니다. 좋은 작품을 만들어서 그 작품이 큰 사랑을 받길 바랄 뿐입니다.”

‘신과함께’ 시리즈의 주역 하정우가 배우로서 평소 갖고 있는 가치관에 대해 솔직하게 털어놨다. 원톱 주연인지 멀티 캐스팅인지 혹은 자신의 분량이 어느 정도인지 따위는 그의 고려사항이 아니라고 했다. 단지 작품의 완성도를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것이었다.

하정우는 24일 서울 송파구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에서 열린 ‘신과함께-인과 연’ 기자간담회에서 “연기를 할 때 상대 배우를 떠받들거나 배려한다는 식의 거창한 생각은 없다. 일상적으로 그런 마음을 가지려고 노력할 뿐이다. 나는 좋은 배우가 되기 위한 과정에 있는 사람이다. 배우로서 내 역할을 소화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할 뿐”이라고 말했다.

영화 ‘신과함께-인과 연’의 한 장면.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지난해 말 개봉한 시리즈의 1편 ‘신과함께-죄와 벌’을 통해 하정우는 ‘암살’(2015) 이후 또 한 번의 1000만 흥행을 맛봤다. 초반부터 폭발적인 흥행세를 이어간 영화는 최종 관객 1440만명을 동원하며 역대 국내 흥행 2위에 올라섰다. 차사 강림 역을 맡아 극의 중심을 확실히 잡아준 하정우의 역할이 적지 않았다.

오는 8월 1일 개봉하는 2편 ‘신과함께-인과 연’에서 그 뒷얘기가 공개된다. 원귀였다 49번째 귀인이 된 수홍(김동욱)을 변호하는 강림, 염라대왕(이정재)의 명으로 망자인 할아버지를 저승으로 데리고 가야하는 해원맥(주지훈)과 덕춘(김향기), 삼차사의 1000년 전 과거를 알고 있는 성주신(마동석)에 관한 세 가지 이야기를 한데 버무린다.

하정우는 “1000년 전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연기하는 것이 그리 어렵진 않았다. 인물의 뿌리가 어디인지 알기에 마음을 둘 곳이 있어서였다”며 “시나리오부터 1, 2편 각각의 색깔이 명확했다. 감정선을 계산해 그래프를 그려나가는 게 까다롭긴 했지만, 장면 구성이나 지문 디렉션이 자세히 기술돼 있어서 그것을 믿고 따라갔다”고 전했다.

영화 ‘신과함께-인과 연’의 한 장면.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다만 1편의 초반과 2편의 후반에 각각 배치된 살인지옥을 배경의 두 장면들을 한꺼번에 찍는 건 쉽지 않았다고 고백했다. 하정우는 “8회차를 3회차(1편)와 5회차(2편)로 나눠 이어 찍었는데, 이래도 되나 싶더라. 1, 2부 통합 러닝타임으로 따지면 4시간에 가까운 간극이 있는데 그걸 점프해서 감정을 표현하는 게 어려웠다. 김용화 감독님과 모든 배우들이 모여서 한참 대화를 나눴던 기억이 난다”고 회상했다.

1편의 성공을 등에 업고 2편을 선보이는 감회는 좀 남다르다. “정말 긴 여정인 것 같다”고 운을 뗀 하정우는 “3년 전에 시나리오를 받고 출연을 결정하고 1편을 개봉하고 어느덧 7개월 지나 2편을 개봉하게 됐다. 길면 길고 짧다면 짧은 그 여정의 결말로 가고 있는 것 같다. 쉽지 않은 작업이었다”고 시원섭섭해했다.

“요즘 좀 이상한 기분이 드는 것 같아요. 긴장감인지 불안감인지, 이게 무슨 감정일까 싶었죠. 감독님과 내린 결론은, 1부 개봉 전 너무 큰 공포와 긴장을 겪었던 터라 이번에 맞이하는 긴장감은 색다른 게 아닌가 싶어요. 희한한 순간이에요. 2부도 그렇게 큰 사랑을 받으리란 보장은 없잖아요. 한편으론 앞으로 또 어떤 영화에서 이런 기분을 맞이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