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회찬, 정치 자금 왜 받았나…돈 있는 사람만 정치할 수 있는 구조 때문”

입력 2018-07-24 12:27
사진=JTBC 예능프로그램 '썰전' 캡처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가 23일 갑작스럽게 생을 마감했다. 노 원내대표는 자신의 경기고 동창 도모 변호사로부터 2016년 3월 정치후원금 5000만원을 수수하고,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으로부터 2000만원 강의료를 받은 의혹을 받고 있었다. 평소 청렴하고 소탈한 이미지의 노 원내대표를 생각한다면 쉽게 이해가 가지 않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소수정당 및 정치 신인은) 공식 후원금만으로는 (정치에 진입하는 데)한계가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4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선 노 원내대표가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던 배경에 대해 짚어봤다. 이날 권영철 CBS 대기자는 “노 원내대표에게 돈을 준 사람이 일반 지지자도 아니고 고등학교 동창”이라며 노 원내대표는 아무 조건이 없다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또 “돈을 받은 시기도 2016년 3월, 총선 바로 직전”이라며 “당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노 원내대표로서는 후배 정치인들에게 일종의 거마비도 전달해야 할 것이고, 돈 들 때가 많았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정치는 돈과 말을 너무 묶어 놓고 있다”고 지적했다.

‘자발적 모금이라면 얼마든지 신고를 하고 쓸 수 있었을 텐데 왜 그러지 않았냐’는 질문에는 “국회의원은 선거가 없는 해에 1억 5000만원까지 정치 후원금을 받을 수 있다. 선거가 있는 해에는 3억까지 받을 수 있다”며 “그런데 막상 정치인들이 다니는 자체가 다 비용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는 “우리 제도 자체가 새로운 정치 신인들이 진입할 수 없는 구조다. ‘돈 있는 사람 아니면 정치하기 힘들다’는 말이 실제로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밥을 못 사게 하지만, 사실은 축·부의금도 못 내게 하지만 지역구를 가진 정치인이 축·부의금을 내지 않으면 일반적으로는 이해를 하더라도 본인의 일일 때는 또 서운해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 정치인 중에 사실은 신고 되지 않은 정치 자금, 불법 정치 자금을 받지 않은 정치인이 있을까? 아마 손에 꼽아야 한 손가락 꼽을까 말까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노 원내대표는 진보 정치의 아이콘이었다. 특검에 소환되고 돈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면 얼마나 많은 공격이 가해졌겠나. 본인이 그동안 쌓아온 정치적 입지뿐만 아니고 지금 정의당 지지율을 생각하는 와중에 혼자 견디고 참기 참 어려웠을 것”이라며 고인을 애도했다.

전형주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