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가 후반기 들어 시작된 선발투수들의 활약을 발판삼아 순위표 싸움을 진흙탕으로 만들 기세다. 전반기 내내 하위권을 맴돌았던 삼성이 5강에 진입, 극적으로 가을야구를 할 수 있을지도 큰 관심사 중 하나다.
삼성은 최근 6경기에서 4승 2패를 거두며 산뜻한 후반기 출발을 알렸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선발투수들의 평균자책점이다. 삼성 선발들은 전반기 동안 평균자책점 5.87의 저조한 성적을 냈다. 10개 구단 중 가장 높은 수치였다.
하지만 후반기 들어 180도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24일 현재 삼성 선발투수들의 후반기 평균자책점은 2.50이다. 전반기와 비교하면 확연히 차이가 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삼성 선발투수들은 지난 17일부터 19일까지 진행된 KIA 타이거즈와의 3연전에서 안정된 모습을 보여줬다. 외국인 투수 리살베르토 보니야는 5⅓이닝 2실점을 기록했고, 루키 양창섭이 6⅔이닝 1실점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백정현은 5이닝 2실점으로 경기 초반 마운드를 지켜내며 승리투수가 됐다.
팀 아델만은 지난 20일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서 타선의 도움을 받지 못해 패전투수가 됐지만 7이닝 1실점의 쾌투를 보여줬다. 에이스 윤성환은 6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선발 로테이션이 한 바퀴를 도는 사이 어느 한 명의 투수도 삐걱대지 않은 것이다.
삼성은 시즌 전적 43승2무51패(승률 0.457)를 기록 중이다. 하지만 최근 10경기에서 8승 2패로 10개 구단 중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둔 것이 고무적이다. 리그 7위에 머물러 있지만 6위 KIA(43승 48패)와의 승차를 1.5경기로 줄였다. 가을야구 마지노선인 5위 넥센 히어로즈(48승 50패)와도 3경기 차이가 난다. 5강 진입을 충분히 바라볼 수 있는 위치다.
삼성은 지난 두 시즌 연속 9위에 그쳤다. 한때 투수왕국으로 불렸고, ‘왕조’ 타이틀도 가져갔던 삼성이지만 실망스러운 부분이 없지 않았다. 후반기 선발투수들의 반등은 삼성이 3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기회를 잡은 것으로 여겨진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