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관동대 정신건강의학과
아부다비는 UAE의 핵심 부족국가이면서 수도의 이름이기도 하다. 아부다비의 통치자가 UAE 연방 정부의 대통령을 겸하고 있다.
아부다비는 UAE에서 가장 면적이 크고 UAE 내국인 인구도 가장많으며 석유도 생산하는 핵심 지역이다.
현재 아부다비의 통치자 쉐이크칼리파는 건강이 좋지 않아 직접 공식 석상에 나오지 못하고 있으며 따라서 다음 통치자인 왕세제쉐이크 모하메드가 공식적인 업무를 대행하고 있다.
올해 초 문재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분도 왕세제이다. UAE 연방 정부의대통령실(Ministry of Presidential Affairs, MOPA) 실장이 우리가 익숙한 쉐이크만수르이다.
연방정부의 대통령실은 시혜적인 차원에서 UAE 보건부를 거치지 않고 직접 다른 부족 국가에 연방 정부 차원의 병원을 지어 주고 있다.
대통령실 소속의 병원 중에 UAE 가장 북쪽의 라스알카이마에 위치한 쉐이크칼리파 병원이 우리나라 서울대학병원이 위탁 운영하고 있는 곳이다.
현재 서울대학병원이 만 3년 넘게 병원을 위탁 운영하고 있으며 설립 초기에 많은 어려움을 극복하고 안정적인 진료를 수행함으로써 UAE에 한국 의료의 우수성을 알리는데 일조하고 있다.
아부다비는 풍부한 오일머니를 바탕으로 자국의 의료에 만족하지 못하는 환자들을 외국으로 보내어 국비로 치료를 해주고 있다.
우리나라에 들어와 치료를 한 대부분의 UAE 사람들은 아부다비 국비 지원 환자들이다. 이 분들은 한국의 의료를 경험하였기에 한국에 대해 아주 호의적이다.
다만 한국에서 수술 후에 자국에서 사후관리에 대해 많은 아쉬움을 표현하고 있다. 정부 차원의 대책이 절실하다.
아부다비는 UAE의 정치, 교육, 문화, 스포츠의 중심지이다. 최근 아부다비 루브르 박물관을 개관하였으며 곧 구겐하임 박물관도 개관 예정이다. 세계의 유수한 대학들, 미국의 뉴욕대학이나 프랑스의 소르본 대학이 아부다비에 들어와 있다.
UAE에서 두번째로 큰 부족국가가 두바이다. 두바이엔 석유가 나지 않는다. 바다에서 진주 잡이를 하던 가난한 나라 두바이는 인근 지역의 풍족한 오일머니를 끌어들여 중동의 금융, 경제, 쇼핑, 관광의 허브 도시가 되는 꿈을 꾸었고 이를 현실로 옮겼다.
30년 전만해도 황량한 사막이었던 이곳은 지금 초현대식 건물들이 즐비한 중동에서 가장 화려한 현대식 도시가 되었다.
최근 두바이의 발전은 그야말로 상전벽해이며 신화적이다. 2년 후 2020년에는 엑스포 박람회를 개최하도록 예정되어 있다.
두바이는 완벽한 도시 기반시설과 대중교통, 주거 시설을 자랑한다. 세계에서 오는 관광객이 넘쳐나고 쇼핑몰들은 화려하기 그지없다. 호텔에 부속된 식당에서는 음주도 허용된다. 가족 단위 관광객들을 위한 테마공원들도 최근 많이 개장하였다.
이미 두바이는 인근에서 의료 시설을 이용하러 오는 의료관광 허브 도시이다. 이런 목적으로 ‘두바이헬스케어 시티’라는 의료특구를 설치하였다.
작년부터 두바이 정부는 두바이에서 일하는 모든 사람들이 의무적으로 의료보험을 들도록 보건정책을 개선하였다. 물론 두바이의 모든 의료보험은 사보험이다.
보험시장이 확대됨에 따라 두바이의 의료시장은 아주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내국인이나 거주 외국인 뿐만 아니라 워낙 외국에서 방문하는 관광객이나 사업가들이 많기 때문에 두바이에 의료 기관으로 자리를 잡으면 중동 전체를 아우르는 국제적인 의료기관이 될 가능성이 있다.
UAE에서 일하는 의사들의 90%는 외국인들이며 의사들의 의료실력은 천차만별이다. 일부 유럽 사람들 외에 백인 의사들은 찾기 어렵고 인근 아랍계나 혹은 인도, 파키스탄 의사들이 대부분이다.
비록 선거도 없고 국회도 없는 왕정국가이지만, 완벽한 자본주의 경쟁 체계에서 영리병원을 공격적으로 운영해 볼 수 있다. 한국의사들에겐 세계로 나가기 위한 훈련장이자 기회의 땅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올 가을로 예정된 아부다비 왕세제의 한국 답방에서 한국 의사들이 UAE로 진출하기 위한 획기적인 전기가 마련되길 기대해본다.
기선완 교수는
1981년 연세의대 입학하여 격동의 80년대를 대학에서 보내고 1987년 연세의대를 졸업했다. 신촌세브란스병원에서 인턴과 레지턴트를 마치고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를 취득했다. 이후 건양대학병원 신설 초기부터 10년 간 근무한 후 인천성모병원을 거쳐 가톨릭관동대학 국제성모병원 개원에 크게 기여했다. 지역사회 정신보건과 중독정신의학이 그의 전공 분야이다. 최근 특이하게 2년 간 아랍에미레이트에서 한국 의료의 해외 진출을 위해 애쓰다가 귀국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