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회찬(62) 정의당 원내대표는 23일 투신 전날까지도 대외 일정을 소화했다. 그러나 당시 어두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투신 당일 예정된 정의당 오전 회의에 불참했다. 그리고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야 말았다.
노회찬 원내대표는 2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의당 상무위원회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원내대표가 없는 상무위원회 현장 사진은 뉴시스 등 취재진 카메라에 포착됐다.
노회찬 원내대표의 회의 불참이 갑작스러웠던 것인지, 이날 정의당이 배포한 상무위원회 모두 발언 보도자료에는 노회찬 원내대표가 참석한 것으로 나온다.
정의당 보도자료에 따르면 노회찬 원내대표는 삼성 백혈병 및 KTX 승무원 복직 관련해 “두 사안 모두 앞으로 최종 합의 및 입사 등의 절차가 남아 있지만 잘 마무리되리라고 생각한다. 누가 봐도 산재로 인정할 수밖에 없는 사안을 10여년이나 끌게 만들고, 상시적으로 필요한 안전업무를 외주화하겠다는 공기업의 태도가 12년 동안이나 용인된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말하기로 돼 있었다. 그러나 노회찬 원내대표는 이날 회의에 참석하지 않은 채 자택에서 투신했다.
노회찬 원내대표는 전날까지 대외 일정을 소화했다. 노회찬 원내대표 등 여야 5당 원내대표는 미국 의회와 행정부 관계자 등을 만나 한반도 비핵화와 미국의 자동차 고율관세 부과 등 통상 현안에 관한 입장을 전달했다. 미국으로 갔던 국회 방미대표단은 22일 귀국했다.
인천공항에서 취재진의 카메라에 노회찬 원내대표의 모습이 포착됐다.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 하루도 전이다. 그는 유독 어두운 표정을 지었다. 캐리어를 끌고 나오면서도 인상을 쓰듯 입꼬리가 내려갔다.
차에 오른 뒤에도 착잡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노회찬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9시38분 서울 중구 한 아파트 현관 쪽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노회찬 원내대표는 포털 댓글 여론조작 혐의로 수사를 받는 '드루킹' 김모(49)씨 측으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았다.
발견된 유서에는 '드루킹 사건과 관련해 금전을 받은 사실은 있으나 청탁과는 관련이 없다. 가족에게 미안하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진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