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막혈관폐쇄로 실명위험 10명 중 8명은 50대 이상 장년층

입력 2018-07-23 10:36
50대 이상 장·노년층에 속치 눈중풍으로 불리는 ‘망막혈관폐쇄증’ 주의보가 발령됐다. 망막혈관폐쇄증 환자의 약 85%가 50대 이상 장년층이란 사실이 밝혀져서다.

건양의대 김안과병원은 오는 8월 망막병원 개원 10주년을 맞아 그간 쌓인 망막질환자 진료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이 확인됐다며 23일 주의를 촉구했다.

망막혈관폐쇄는 눈 속 망막의 혈관이 막혀 시력저하가 생기는 안질환으로 심하면 실명에 이를 수도 있는 안질환이다. 대표적인 성인병인 고혈압과 당뇨 등의 합병증으로 발병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노인성 질환으로 분류된다.

김안과병원은 지난 2009년초부터 2017년말까지 망막병원에서 망막혈관폐쇄 진단을 받고 치료까지 받은 2만6070명의 진료자료를 분석했다.

그 결과 50대 이상이 10명 중 8명꼴(약 85%)에 이를 만큼 대부분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연령대별로 환자가 가장 많은 연령대는 60대(8552명)였다. 그 다음으로는 50대(7447명), 70세 이상(6148명) 순이었다.

또 한 가지 눈에 띄는 것은 30~49세 중년층의 경우 남성 환자가 여성 환자보다 약 1.4배 많은 반면, 60세 이상 노년층에선 여성 환자가 남성보다 약 1.4배 많았던 점이다.

환자 전체를 살펴보면 남성과 여성의 발병 현황이 큰 차이를 보이지 않지만 연령대별로 나누면 이와 같은 차이를 보였다고 병원측은 설명했다.

이는 3040세대의 경우 망막혈관폐쇄의 주된 원인인 고혈압, 당뇨 등의 혈관 관련 성인병, 음주, 흡연 등이 남성에게 더욱 많이 해당되기 때문일 것으로 보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 자료에 의하면 2013년부터 2017년까지 3040세대 남성이 여성에 비해 고혈압 발생 빈도가 약 2배 높았고. 반대로 60세 이상부터는 여성의 고혈압 발생 빈도가 남성보다 약 1.4배 높은 것으로 조사돼 있다.

망막혈관폐쇄는 그 자체로도 위험하지만 유리체출혈이나 황반변성, 다른 실명질환인 신생혈관 녹내장 등의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에 더욱 조심해야 한다.

우리 눈은 동그란 공 모양으로, 눈 안에는 유리처럼 투명한 겔 성분의 조직인 유리체가 있다. 이 유리체는 안구가 정상적인 형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주며 물체의 상이 망막에 맺힐 수 있게 한다.

망막에 출혈이 일어나 유리체 속으로 스며들거나 유리체에 자라난 혈관이 출혈을 일으키는 경우 유리체출혈이 발생한다. 유리체출혈이 발생하면 급격하게 시력이 감퇴하기 때문에 신속히 치료를 받아야 한다. 흔히 유리체출혈은 당뇨병만 연관이 있는 것으로 생각하는데, 망막혈관폐쇄 또한 유리체출혈의 주요 원인 중 하나이다.

김안과병원 망막병원 유수진 교수는 “망막혈관폐쇄는 뚜렷한 전조증상이 없어 본인이 자각하기 힘들다. 50대 이상이라면 눈에 별 이상이 없어도 정기적인 안과검진을 받는 것이 중요하며, 특히 망막질환 가족력이 있거나 당뇨, 고혈압 또는 혈관질환을 앓고 있다면 더욱 조심해야 한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