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의 유일한 합법적인 개 경주장이던 마카오 카니드롬 클럽이 87년 만에 폐쇄되고, 경주견 533마리가 정부에 입양됐다.
21일(현지시간) AP 통신에 따르면 마카오 정부는 개 경주장을 공식 폐쇄하고, 피부병 등을 앓고 있는 경주견에 대한 치료를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포르투갈 영토였던 마카오에 1931년에 세워진 이 경기장은 중국을 포함해 아시아에서 유일한 합법적인 개 경주장이었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개로 시속 70㎞의 속도를 낼 수 있다고 알려진 그레이하운드 종인 경주견들은 6~8마리가 모형 토끼 인형을 쫓아 질주한다. 인기가 한창 높을 때는 관람객들이 경기장을 가득 메우고 TV와 라디오로도 실황 중계됐다. 호텔 등에서 장외 배팅도 이루어졌는데 그 형식은 경마와 거의 유사하다.
이런 개 경주는 한때 사람들의 사랑을 받아왔지만 마카오의 카지노 산업에 밀려 인기가 점점 떨어졌고 동물 학대 논란도 끊이지 않았다. 동물보호단체들은 “경기장 운영자들은 경주견들이 빨리 달리도록 굶기고,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하면 안락사하며 또 경주견들이 경기 도중 사고로 죽는 것은 다반사”라면서 “잔인하기 그지없는 개 경주를 하루빨리 폐지해야 한다”고 촉구해왔다.
마카오 정부는 대회를 운영했던 회사에 경주견들에 대한 책임 있는 해결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으나, 회사 측은 별다른 해결책을 내놓지 않았다. 결국 마카오 정부는 경주견을 입양해 관리하면서 동물보호 단체를 통해 지원자들에게 분양할 계획이다. 또 마카오 정부는 “운영업체가 2년 전부터 대회가 폐지될 것이라는 알고 있었으면서도 경주견 처리에 대한 책임 있는 해결책을 내놓지 않았다”며 동물보호법에 따라 이 회사를 처벌하겠다고 밝혔다. 경주장 소유주인 마카오 사업가 안젤라 렁은 아직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신혜지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