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이 무엇? 불방망이 콤비 오재원 김재호

입력 2018-07-23 08:16
두산 베어스 김재호(왼쪽)와 오재원. 뉴시스

두산 베어스는 지난주 치른 6경기에서 5승 1패의 상승세를 이어나가며 KBO 리그 단독 선두 자리를 더욱 굳건히 했다. 최근 5연승을 달린 두산의 시즌 전적은 63승 30패다. 리그 2위 SK 와이번스(52승1무39패)와의 승차는 10경기로 벌어졌다.

연일 폭염으로 인한 뜨거운 여름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그라운드 위에서 태양열을 온몸으로 느껴야 하는 야구 선수들에게는 썩 반가운 날씨가 아니다. 하지만 두산의 키스톤 콤비인 오재원과 김재호는 폭염보다 무서운 불방망이 활약으로 팀의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다.

오재원은 지난 6경기 동안 타율 0.440(25타수 11안타) 4홈런 9타점의 맹타를 선보였다. 주간 득점권 타율은 0.667(6타수 4안타)나 됐다. 무엇보다도 이 기간 4개의 홈런포를 몰아친 게 인상적이다. 오재원이 올 시즌 12개의 홈런을 기록 중인 점을 감안하면 지난 일주일 동안 보여준 폭발력은 대단했다고 말할 수 있다.

김재호 역시 오재원 못지않게 뜨거운 일주일을 보냈다. 김재호는 지난 6경기 타율 0.591(22타수 13안타)에 1홈런 5타점의 호성적을 써냈다. 이 기간 타율은 리그에서 가장 높은 수치였다. 김재호는 오재원과 마찬가지로 주간 득점권 타율 0.667(6타수 4안타)를 기록, 찬스에서도 강한 면모를 보여줬다.

두 선수는 평소 두산의 키스톤 콤비로 호흡을 맞추고 있다. 멀티 자원이 많은 두산의 상황에 따라 포지션이 바뀌기도 하지만 주로 오재원이 2루수, 김재호가 유격수로 나선다. 이들은 촘촘한 두산 내야 수비의 핵심이지만 화끈한 타격까지 더해 무더위에 지칠 법한 팀에 힘을 불어넣고 있다.

지난 2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두산이 17대 10의 역전승을 거둔 LG 트윈스전은 오재원-김재호 콤비의 진가를 확인할 수 있는 경기였다. 두 선수는 나란히 4안타 3타점의 만점 활약을 펼치며 두산의 역전 드라마를 연출했다. 특히 8회초 백투백 홈런을 합작한 오재원과 김재호의 활약 덕분에 두산은 13-10으로 달아나 승기를 완전히 가져갔다.

두산 마운드는 지난주 평균자책점 5.05로 다소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오재원과 김재호를 필두로 한 타선이 힘을 내면서 마운드의 부진을 지워버렸다. 같은 기간 두산은 팀 타율 0.355, 팀 OPS 0.936(이상 1위)를 기록했다.

후반기로 접어든 가운데 ‘어우두(어차피 우승은 두산)’의 실현 가능성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22일 LG전에 앞서 “야구는 정말 신기하다. 안 될 때는 뭘해도 안 되는데, 될 때는 어떻게든 경기가 풀린다”며 껄껄 웃었다. 더위 속에서도 경기를 잘 풀어나가고 있는 선수들에 대한 고마움을 표한 것이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