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극적 죽음’ 피겨 영웅 데니스 텐, 슬픔에 찬 장례식 풍경

입력 2018-07-22 13:23

카자흐스탄 국민 피겨 영웅인 데니스 텐(25)의 장례식이 21일(현지시간) 거행됐다. 5000명 넘는 인파가 참석한 가운데 시민장으로 치러졌다. 국내서도 구한말 독립운동가의 후손인 그를 애도하는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인테르팍스 통신 등에 따르면 그를 죽음에 이르게한 사건 현장인 알미티에 있는 발라샥 스포츠 센터에서 텐의 시민장이 엄수됐다.


이른 아침부터 그의 마지막을 배웅하기 위한 조문객이 운집했다. 이들은 그의 영정에 조화를 바치면서 눈시울을 붉혔다. 카자흐스탄 출신 세계적인 프로복서 게나디 골로프킨 역시 미국에서 달려와 애도했다. 문화체육장관을 비롯한 고위 관리들도 이날 장례식에 모습을 드러냈다.

텐의 시신은 카자흐스탄군 의장대가 운구했다. 추모객은 일제히 추모의 박수를 치며 영령을 기렸다.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은 아르스탄벡 무하메디울 문화체육장관이 대독한 추모사를 통해 “카자흐스탄뿐만 아니라 세계가 그의 죽음을 슬퍼하고 있다”며 영원히 기억하겠다고 애도했다.


장례식을 마친 텐의 유체는 알마티 인근 공동묘지인 ‘우정의 마을’에 잠들었다.

텐은 19일 알미티에서 자동차 백미러를 훔치려는 남성 2명과 다투다가 흉기에 찔렸다. 행인에 의해 의식불명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과다출혈로 숨졌다.


텐은 카자흐스탄에서 한국계 후손으로 태어났다. 구한말 독립운동가 민긍호 선생의 외고손자다. 의병장 후손으로 이름을 알린 그는 국내에서 개최된 아이스쇼에 여러차례 출연해 한국에서도 익숙한 인물이다. 따라서 국내에서도 애도의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텐은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땄고, 2015년 4대륙선수권대회에서 우승했다. 2013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준우승을 하기도 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