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성남 국제마피아를 후원하면서 유착 관계를 맺고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1일 방송된 SBS 시사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는 이재명 지사와 은수미 성남시장이 성남국제마피아와 연루되어 있다고 보도했다.
사건은 2015년 11월 파타야에서 살해 당한 한인 청년 임동준씨 이야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파타야에서 불법 도박 사이트를 운영하던 일당은 임씨의 여권을 빼앗고 감금시킨 뒤 프로그램을 개발하게 했다. 임씨가 일당의 폭행에 못 견뎌 사망했고, 유력 용의자로 그를 파타야로 데리고 간 김형진씨가 지목됐다.
보도에 따르면 제작진은 김씨에 대해 취재를 하던 중 그의 선배로 알려진 수상한 한 남성의 행적을 쫓기 시작했다. 뜻밖에도 성공한 젊은 기업가로 알려진 코마트레이드 이준석 대표였다. 그는 김씨가 불법 도박 사이트를 운영하게 된 매개가 된 인물로 추정되고, 이후 김씨를 지속적으로 돕고 있던 것으로 보인다. 두 사람은 과거 성남을 소재로 활동한 국제마피아라는 폭력 조직의 조직원이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 대표를 아는 지인들은 “유명한 조폭이 갑자기 TV에 나와 사업가라길래 황당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내놨다.
국제마피아파는 대중에게 익숙한 조직폭력배다. 4월 은수미 성남시장 후보와 유착관계 의혹이 불거졌던 조직이다.
이후 제작진은 정치인과 조직폭력배 사이 유착 관계를 캐내기 시작했다. 증언들에 따르면 은수미 시장은 오랜 기간 코마트레이드 이 대표의 후원을 받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그의 오랜 지지자로 알려졌다. 2016년 낙선 후 지지자들과 식사하는 자리에서 이 대표가 은수미 시장에게 지원을 약속했다는 증언도 등장했다.
유착 의혹은 이재명 경기도지사에게 번졌다. 이 대표와 이재명 지사와의 관계가 심상찮아보인다는 것이다.
그가 성남시장일 당시 성남시는 코마 트레이드에 ‘성남시 중소기업인’ 장려상을 수여한 적있었다. 이재명 지사는 “관내 기업인 중 하나가 복지 시설에 기부도 많이 하고 물품 기부나 빚 탕감 운동에도 동참하고, 성남 FC 기부도 하고 이러니까 그걸 권장하는 차원에서 일반적인 절차에 따라서 우수기업으로 선정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코마트레이드 이 대표가 조직폭력배였다는 사실을 몰랐다고 주장했지만 취재결과 2007년 국제마피아파에 대한 1차 공판에 참여한 변호사 중 한 명이 이재명 지사였다. 과거 조폭 변론을 맡았던 이유를 묻자 “피고인 가족들이 와서 선량한 시민이 붙잡혀 있으니 억울함을 풀어 달라고 해서 수임했던 거로 기억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세상 사람들이 ‘왜 그걸 했느냐’고 물으면 ‘내가 생각하는 억울함 없는 사회를 위해서 이 억울하다고 하는 사람들을 내칠 수가 없었다’라는 말 밖에 할 수 없다”고 했다.
이 대표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만약 그들이 조직폭력배거나 부도덕한 사람인 걸 알았다면 결코 사진을 함게 찍는다든지 (그러지 않았을 것이고) 근처에 오지도 못하게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난 활용 당한 정치인이다”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그는 “조폭에게 활용 당한 정치인으로 보는 것이 맞지 않겠느냐”고 강조했다.
그는 방송 전 자신의 SNS에 직접 해명글을 올리면서 “이재명과 관련된 수십 년간의 수만가지 조각들 중에 몇 개를 짜깁기해 조폭정치인으로 만들고 있다”는 식의 억울함을 토로하는 중이다.
앞서 자유한국당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는 조직폭력배 출신 사업가 이준석 씨와 어떤 관계였는지 명명백백하게 밝혀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었다.
장제원 전 수석대변인은 5월 31일 논평을 통해 “이재명 성남시장 재임시절, 조폭출신 사업가 이준석씨가 대표로 있는 ‘코마 트레이드’에 ‘성남시 중소기업인’ 장려상을 수여해 결과적으로 세무조사 면제 혜택을 주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문제는 이씨가 불법 도박사이트 개설 및 환치기로 외환관리법 위반 혐의 뿐만 아니라 임금 및 거래대금 체불 혐의, 뇌물공여, 조세포탈, 보복폭행 등의 범죄 혐의로 구속된 인물이라는 점”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사주가 조폭이었는지 아니었는지 다 조사할 수 없지 않느냐’고 주장했지만, 해당 업체 대표가 전과가 있다는 점도 파악하지 않은 채 상을 수여한 것은 직무유기이자 무능함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경찰은 지난 지방 선거 당시 각종 의혹을 고발을 당한 이재명 지사와 은수미 시장에 대한 수사를 진행 중이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