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성추문 상대와 입막음용 합의금 지급을 논의한 녹음테이프가 등장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로 활동했던 마이클 코언이 2016년 대선 2개월 전 트럼프 대통령과 플레이보이 모델 출신 캐런 맥두걸이 합의금 문제를 논의하는 내용을 몰래 녹음했다고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기사에 따르면 미연방수사국(FBI)는 최근 코언의 사무실을 급습해 이 자료를 압수했다. 현재 법무부는 코언이 대선에서 불리한 언론 보도를 줄이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의 성추문 상대에게 합의금을 건넸는지에 대한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이 녹음 자료는 트럼프 대통령의 연방 선거 자금법 위반 여부를 판단하는데 중요한 단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 측은 코언과 해당 논의를 한 것은 사실이지만 법적으로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인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은 20일 “그 대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사전에 합의금 지불에 대해 알고 있었다는 어떤 암시도 없다”며 “2분이 넘지 않는 짧은 대화를 나눴을 뿐이고 이 내용이 녹음되고 있는지도 몰랐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되레 FBI의 압수수색을 비판했다. 그는 21일 트위터에 “정부 기관이 변호사 사무실에 이른 아침 침입하는 건 상상할 수 없는 일이며 거의 들어본 적이 없다”고 적었다.
이어 “변호사가 의뢰인을 녹음한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다”며 “전례가 없는 일이고 아마 불법일 것”이라고 코언을 저격했다. 또 “좋은 소식은 여러분이 가장 좋아하는 대통령은 잘못한 일이 없다는 것”이라며 합의금 지급 의혹을 일축했다.
코언은 FBI의 추적에 지금껏 합의금을 지급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트럼프 대통령과는 무관하다는 논리를 펴왔다. 뉴욕타임스는 “코언이 이제는 검찰과 협력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문지연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