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서울에서 오존주의보가 발령됐다. 오존은 강한 산화력을 가진 기체다. 미세먼지만큼 유해하지만 막을 수도 없다. 실외 활동을 줄이는 것이 최선의 대비다.
서울시는 21일 오후 2시 기준으로 양천·강서·구로·금천·영등포·동작·관악 등 서남권과 서초·강남·송파·강동 등 동남권에 오존주의보를 발효했다고 밝혔다. 종로·용산·중구 등 도심권, 은평·서대문·마포 등 서북권, 성동·광진·동대문·중랑·성북·강북·도봉·노원 등 동북권은 오후 3시에 오존주의보가 내려졌다.
주의보가 내려진 곳의 오존 농도는 시간당 0.120ppm 이상으로 나타났다. 시는 서울을 5개 권역으로 나눠 시간당 평균 오존 농도가 0.12ppm 이상을 나타낼 때 주의보, 0.3ppm 이상에서 경보, 0.5ppm 이상에서 중대경보를 발령한다.
오존은 강한 산화력을 가졌다. 살균제·표백제·탈취제에 사용된다. 기준치 이상으로 발생한 오존은 피부와 호흡기를 직격해 세포를 죽인다. 천식, 급성인후염 등 호흡기 질환은 물론 두통과 시력저하를 유발한다.
심각한 경우 폐 기능을 저하하고, 노약자의 사망률을 높일 수 있다. 농작물 괴사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오존주의보에서 1시간 이상 실외에 있으면 눈이 따갑거나 호흡기가 자극된다. 이 단계에서는 기침하거나 불쾌한 냄새를 맡을 수도 있다.
문제는 이미 발생한 오존을 생활용품으로 차단할 수 없다는 점에 있다. 오존은 대기오염의 또 다른 주범인 미세먼지와 다르다. 미세먼지(PM-10)는 입자 지름이 10㎛, 초미세먼지(PM-2.5)는 2.5㎛인 알갱이 형태다. 1㎛는 100만 분의 1m. 공기청정기나 전용마스크를 사용하면 어느 정도 제거할 수 있다. 비에 씻겨 사라지기도 한다.
반면 오존은 상온에서 기체다. 필터를 아무리 촘촘하게 만들어도 기체 상태의 오존을 차단할 수 없다. 미세먼지처럼 시각적으로 요란하지 않지만 조용하게 호흡기를 노리는 ‘침묵의 암살자’로 볼 수 있다.
오존주의보가 발효되면 실외 활동을 줄이는 것이 최선이다. 호흡기 질환자, 5세 이하 어린이, 노인에겐 실내가 안전하다. 오존경보가 발효되면 소각시설 사용, 자동차 운행, 유치원 및 학교의 실외학습 자제가 요청된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