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돔 현상’까지 더해지며 연일 살인적인 폭염…사망자 잇따라

입력 2018-07-21 10:52

열기가 계속 축적되는 ‘열돔 현상’까지 더해지며 낮 최고기온이 35를 웃도는 살인적인 폭염이 연일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전국 곳곳에서 이로 인해 숨지는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16일 오후 4시21분쯤 세종시 한 도로에서 보도블록 작업을 하던 A(39)씨가 의식을 잃고 쓰러져 병원으로 옮겼으나 다음 날 숨졌다. 당시 B씨 체온은 무려 43도로 열사병 증세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14일 오후 7시50분쯤 청주시에서도 축사 증축 공사를 하던 용접공 B(63)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이날 청주에는 폭염주의보가 발령된 상태여서 경찰은 B씨가 무더위 속에서 일을 하다가 열사병으로 숨졌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사망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올해 전국에서 888명의 온열질환자가 발생했으며, 이 가운데 9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했다고 21일 밝혔다.

폭염 때문에 발생하는 온열질환은 머리가 아프거나 구토·울렁거림 등의 중상을 보인다.

보건당국은 “이런 증상이 나타날 경우 외부활동을 중단하고 시원한 곳으로 이동해 옷을 벗거나 느슨하게 하고 물을 마셔야 한다”며 “폭염 주의보·경보가 발령되면 낮 12시부터오후 5시까지는 활동을 줄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음주 또는 과다한 카페인 음료를 섭취하는 것을 삼가고, 심혈관 질환이나 당뇨 같은 만성질환자는 야외활동에 더욱 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기상대 등에 따르면 올여름 폭염이 일찍 찾아와 기승을 부리는 데는 장마가 예년보다 열흘 이상 일찍 끝나면서 무덥고 습한 북태평양 고기압이 한반도 지역으로 일찍 확장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티베트에서 강하게 발달한 뜨겁고 건조한 고기압이 예년보다 더 강하게 발달해 한반도에 영향을 주고 있다.

두 고기압은 하나의 큰 덩어리로 합쳐지면서 한반도를 더 뜨겁게 달구며, 열기가 빠져나가지 못하고 축적돼 마치 가마솥처럼 점점 더워지는 열돔현상까지 나타나고 있어 더위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강희청 기자 kangh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