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강동원이 영화 ‘인랑’에서 무게 40㎏에 달하는 강화복을 입고 격한 액션신을 소화한 소회를 전했다.
강동원은 20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인랑’ 기자간담회에서 “그동안 찍어 본 액션신 중에서 제일 힘든 장면이 아니었나 싶다”면서 “영하 16도 이하로 내려갔을 때 찍어서 너무 추웠다. 무거운 것도 무거운 건데 움직이기가 너무 불편해서 찍느라 고생을 했다”고 털어놨다.
‘인랑’은 남북한이 통일준비 5개년 계획을 선포한 후 반통일 테러단체가 등장한 혼돈의 2029년, 경찰조직 특기대와 정보기관 공안부를 중심으로 한 절대 권력기관 간의 숨 막히는 대결 속 늑대로 불리는 인간병기 인랑의 활약을 그린 작품. 극 중 강동원은 ‘인랑’이라 불리는 최정예 특기대원 임중경 역을 소화했다.
강동원은 “강화복이 너무 무거워서 제작하시는 분께 ‘원래 이렇게 무겁냐’ ‘할리우드 배우들도 이런 걸 입고 연기하냐’고 물어봤더니 돈을 더 들이면 가볍게 만들 수 있다고 하더라”며 “우리는 제작비가 미국처럼 많지 않으니까 열심히 몸으로 때워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유쾌하게 말했다.
이어 “처음에는 ‘설마 내가 갑옷을 입고 직접 할까’ 생각했는데 감독님이 ‘당연히 네가 해야’라고 하시더라. 힘들 것 같았지만 그러면서도 다 했다. 제가 원래 대역을 안 쓰는 편인데 이번에는 대역이 소화한 장면이 있다. 그 스턴트 배우분도 고생을 많이 했다”고 얘기했다.
“강동원씨에게 감동한 부분이 있다”고 운을 뗀 김지운 감독은 “마스크를 쓰고도 얼굴 연기를 하고 있더라. ‘어떤 자세는 얼굴을 일그러뜨려야 제대로 자세가 나온다’고 얘기를 하더라. 그게 경험에서 우러나온 말이 아니겠나”라고 치켜세웠다.
이어 “강동원에게 액션을 직접 시킬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강동원이 하면 액션의 자체가 굉장히 수려하게 나오기 때문이다. 아주 위험한 장면은 스턴트 배우에게 부탁했지만 가급적 강동원에게 직접 해달라고 부탁했다. 뛰거나 그냥 서있을 때도 확실히 다르더라. 놀랍고 감동스러운 부분이었다”고 전했다.
임중경은 감정표현이 극히 절제돼 있는 인물. 강동원은 “이렇게 표현을 잘 하지 않는 캐릭터를 연기할 땐 연기자로서 답답하거나 욕심이 날 때가 있다”고 고백했다. 그는 “하지만 그런 욕심을 내려놓고 묵묵히 극이 이끌어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액션도 더 열심히 했다. 촬영은 엄청 많이 했던 것 같은데 생각보다 많이 안 나온 것 같다”고 웃었다.
‘인랑’은 ‘달콤한 인생’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놈놈놈)’ ‘밀정’ 등 전작에서 독보적인 연출 스타일을 구축해 온 김지운 감독의 신작. 강동원 한효주 정우성 김무열 한예리 최민호 등 화려한 라인업으로 기대를 모은다. 오는 25일 개봉.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