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화웨이 통신장비를 향한 보안우려가 화웨이의 ‘통신 우방’ 영국까지 확산했다.
20일 월스트리트저널(WSJ)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영국 화웨이사이버안보진단센터(HCSEC) 감독위원회는 연례 보고서에서 화웨이 기술 프로세스에서 영국 통신망을 새로운 위협에 노출할 수 있는 단점을 발견했다고 지적했다. 이 위원회는 영국 정부가 화웨이 통신장비를 공급받는 것을 허가하는 대신 안보 위협이 없는지 점검하기 위해 설립한 조직이다.
보고서는 영국 당국이 화웨이 장비에 탑재된 최신 소프트웨어를 테스트하는 시스템이 마련돼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일부 화웨이 장비에 실린 소프트웨어는 제3의 회사에서 만들어지지만 2020년에는 보안 패치 제공이 중단될 예정이라고 꼬집었다.
그동안 영국은 화웨이 통신장비가 국가 안보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입장이었다. 한국·미국·호주 등에서 보안 우려가 제기될 때마다 화웨이가 내세운 내용도 “영국 정부 산하 정보기관에서 검증을 받고 있고, 이상이 없었다”는 것이었다. 이 영국 정부 산하 정보기관이 이번엔 보안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영국과 달리 한·미 양국은 수년 전부터 화웨이 제품이 중국 정부의 스파이 활동에 이용될 수 있다는 견해를 밝혀왔다. 국내 이동통신 3사도 이를 감안해 화웨이 장비 도입을 조심스러워했다. 지금까지는 이통 3사 중 LG유플러스만 화웨이로부터 일부 LTE 장비를 공급받고 있다. 조만간 5G 장비도 공급받을 게 유력하다. SK텔레콤과 KT는 화웨이 5G 장비 도입을 고민하고 있다. 이통 3사는 늦어도 9월까지 화웨이 통신장비 도입 여부를 확정한다.
최근 화웨이 보안 우려가 커지자 한국 정부는 5G 장비에 대한 보안 점검에 나서기로 했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