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남이 아부지가 그지께 밤에 살짝허니 댕겨갔당마요.’ 조정래씨의 소설 ‘아리랑’에 나오는 이 글에서 ‘그지께’는 ‘어제의 전날’을 뜻하는 전북지역의 방언이다. 문학작품과 실제생활에서도 많이 사용되고 있다. 전북지역에서 ‘개구락지’는 ‘개구리’, ‘역부러’는 ‘일부러’를 일컫는 방언이다.
전북도는 이와 같이 전북인의 역사와 문화가 담겨 있는 1만여 개의 방언들을 선정하여 전라북도 방언사전 편찬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20일 밝혔다. 이번 작업은 전라도 정도(定道) 천년을 맞아 추진하고 있다.
전북도는 지난해 편찬과 집필 방침을 통일하고, 기초조사를 바탕으로 1만2000여개 어휘를 선정했다. 이후 1500개 어휘를 시범 집필했다. 도는 현재 4077개의 어휘를 모은 데 이어 연말까지 1만개의 어휘를 집필 완료할 예정이다. 모아진 주요 방언은 ‘기연시(기어코)’ ‘정제(부엌)’ ‘새똥빠지다(새삼스럽다)’ ‘욍기다(옮기다)’ ‘싸게싸게(빨리빨리)’ ‘새깽이(자식)’ ‘맴(마음)’ ‘질(길)’ ‘그러코롬(그렇게)’ ‘괴기(고기)’ ‘노가리풀다(거짓말하다)’ 등이다.
이번 방언사전은 기존의 방언과 표준어의 대응 방식으로 출판되었던 사전과는 달리 표제어에 대하여 전북지역의 언어적 특징을 보여주는 뜻풀이와 방언이 어떤 언어학적 구조로 되어있는가를 밝힐 수 있는 정보를 담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예를 들어 ‘개구리’는 ‘개구리(표준어) ↔ 개구락지(표제어)/ 개고락지, 깨구락지(하위방언형)’으로 표기할 예정이다.
편찬 작업은 전주대 산학협력단이 용역을 맡았고 전주대와 전북대․한국학중앙연구원에 재직 중인 교수와 연구원 등 15명이 참여하고 있다.
윤동욱 전북도 문화체육관광국장은 “언어는 인간의 문화를 보존하고 축적하는 수단이다”며 “전라도 정도 천년을 맞아 천년의 문화를 담고 기존 사전과는 차별화된 우리 지역의 방언사전 편찬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전주=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
‘그지께’ ‘개구락지’ ... 전북지역 ‘방언사전’ 연내 완성
입력 2018-07-20 16: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