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520d ‘또’ 화재…불안한 차주들 “많이 팔린 만큼 화재 더 발생할 수도”

입력 2018-07-21 07:00
지난 15일 오전 1시28분께 경기 성남시 분당구 백현동 광장지하차도 출구 인근 한 도로에서 선모(35)씨 소유의 BMW 차량에 불이 났다. 사진은 출동한 소방당국이 화재를 진압하고 있는 모습. / 사진 = 경기도재난안전본부 제공

8개월 사이 주행 중이던 BMW 승용차에서 화재가 발생하는 사고가 연달아 일어난 가운데 똑같은 모델의 다른 승용차에서 또 불이 났다. 이번에는 주차 직후 불길에 휩싸였다.

경기도 재난안전본부는 20일 “어제(19일) 오후 6시 34분 성남 수정구 한 상가 앞에서 도로에 주차된 BMW 520d 승용차에서 화재가 발생해 소방관들이 출동했고 1시간 30분만에 꺼졌다”고 밝혔다. 화재로 인한 인명피해는 없었다. 해당 사고로 화재 차량은 모두 탔고, 인근에 세워진 차량 일부와 주변 건물 외벽에 그을음이 남았다.

차량 소유자는 소방당국 조사에서 “주차 후 차 밖으로 나왔다가 차에 둔 스마트폰을 꺼내려고 문을 열었는데 내부에서 연기를 발견했다”고 진술했다. 소방당국은 불이 운전석에서 시작돼 2~3분 뒤 불이 엔진룸과 조수석으로 번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지만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최근 8개월 동안 BMW 차량에 발생한 화재는 총 23건이다. 이 가운데 절반 가량이 디젤 엔진을 사용하는 모델인 520d에서 발생했다. 화재 사고 피해자들은 불이 엔진룸에서 시작됐고 가속 페달에 문제가 발생한 뒤 불이 시작됐다는 공통된 의견을 내놨다. 520d 모델은 연료펌프 결함으로 인한 화재 위험으로 2년 전 리콜된 적도 있다.

사진 = 다나와자동차 '판매실적' 캡처

BMW를 모는 차주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 국내 자동차 커뮤니티인 ‘보배드림’에는 화재 소식이 전해진 20일을 전후해 “520d모델 화재는 고질병이었다. 팔린 만큼 앞으로 백대 천대 화재가 더 발생할 것”이라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차량 가격비교 사이트인 ‘다나와자동차’에 따르면 2017년 7월부터 2018년 7월까지 판매된 BMW 520d 모델은 총 2만540대(xDrive 모델 6954대 포함)로 집계됐다. 전체 차량 판매 실적에서는 1.2% 가량을, 수입차 판매 실적 가운데에서는 9.0%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BMW코리아 측은 “대다수 차량에 대해 화재 원인이 파악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BMW는 자체적으로 불이 난 520d 차량 가운데 2013년 이후 출고 차량 9대의 화재 발생 경위와 원인을 분석한 기술 분석자료를 만든 것으로 전해졌다.

소방당국은 이번 화재가 앞서 발생한 520d 모델의 차량 화재와 유사한 사례로 볼 수 있는지 정밀조사를 해보겠다는 방침이다.

한편 BMW는 지난해 11월 미국에서 화재 위험성을 이유로 리콜 사태를 겪은 바 있다. 당시 미국고속도로안전국(NHTSA)은 BMW에 2006년부터 2011년까지 미국에서 판매된 1시리즈, 3시리즈, 5시리즈, Z4 차량 140만대를 대상으로 엔진·전선 과열로 인해 화재가 날 수 있다며 리콜하도록 조치했다.

김종형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