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볕더위가 절정으로 치달으면서 에어컨 설치대란이 예상된다.
매년 소비자들은 ‘에어컨 설치가 늦어진다’는 불만을 쏟아내왔다. 밤 기온이 25도 아래로 떨어지지 않는 열대야가 3일 넘게 이어질 때면 에어컨 설치 기간은 최대 한달까지 길어진다. 가전 업계는 설치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한국소비자원은 2015∼2017년 소비자원에 접수된 에어컨 관련 피해구제 신청 664건 가운데 설치 지연·불이행, 사업자의 설치상 과실, 설치비 과다 청구 등 설치 관련 피해가 316건(47.6%)으로 가장 많았다고 20일 밝혔다. 에어컨 불만 2건 중 1건이 설치 관련 문제라는 말이다.
에어컨 판매량이 폭증하고 있는 올해에는 피해 접수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무더위가 시작된 7월 둘째주 롯데하이마트의 에어컨 판매량은 직전 주 대비 약 135%,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약 15% 늘었다. 서울 최고기온이 35도까지 오른 지난 14~16일에는 직전 주보다 330% 이상 뛰었다.
업계에서는 올해 에어컨이 최소 250만대 이상 팔리며 판매량 최고 기록을 3년 연속 경신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기상청은 이번 무더위가 적어도 8월 중순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예보했다.
현재 에어컨 설치 기간은 서울 기준 4~5일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기간은 열대야가 길어지는 ‘에어컨 성수기’가 오면 2주에서 한달까지 길어진다. 업계 관계자는 “이제부터는 생산 싸움이 아닌 설치 싸움”이라며 “에어컨 설치기간이 길어질수록 고객이 경쟁사로 이탈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