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시대에 이런 일이…” 복지부 ‘어린이집 차량사고’ 재발방지 약속

입력 2018-07-20 10:57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최근 찜통날씨에 한 어린이가 통학버스에 갇혀 사망한 데 대해 “어떻게 표현할 수 없는 죄송함을 느낀다”며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박 장관은 19일 세종시에서 열린 출입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최근 어린이집 사고로 안타깝다. 그 전에도 유사한 사례가 있어 여러 조치를 취해왔음에도 이런 일이 발생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17일 오후 4시50분쯤 4살 어린이 A양은 경기도 동두천시의 한 어린이집 통학차량 뒷좌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A양은 오전 9시40분쯤 통학차량을 타고 어린이집에 왔으나 미처 차에서 내리지 못했다. 연일 이어지는 폭염 속에서 차량은 실내 온도가 1시간 만에 50도를 넘나들 정도로 위험하다. 2016년 여름에도 광주의 한 어린이집 통학차량에서 4세 아이가 7시간 넘도록 갇혀 뇌손상을 입었다.

박 장관은 “아이를 키워보신 분, 키우고 있는 분들은 그 마음을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 실질적인 대책을 고민하면서 이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개정 도로교통법은 어린이집 통학차량 운전자가 영유아 승하차시 확인하도록 한다. 또 복지부는 ‘어린이통학버스 운전자 및 동승보호자 표준매뉴얼’에 따라 2016년부터 하차한 어린이가 안전한 장소에 도착했는지 확인토록 하고 있다.

하지만 사고 재발방지를 위해선 현재의 제도만으로는 불충분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현재 제도는 사람이 부주의할 경우 발생하는 사고를 막을 수 없다. 이 때문에 복지부도 IT(정보통신기술) 시스템을 이용한 재발방지 시스템을 확보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이동욱 복지부 인구정책실장은 “어린이집 보육교사와 운전자가 확인해야 하는 의무를 주는 것도 좋지만 IT시스템을 가지고 만들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겠다”며 “지금처럼 IT가 발달한 시기에 왜 관련 제도가 도입이 안 됐는지 미안한 감도 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모든 방법을 동원해야 한다”며 “‘슬리핑 차일드 체크(Sleeping Child Check)’도 좋고 어린이집 등원확인 시스템이든 문자 통지든 2~3번 확인시켜주는 사회안전시스템을 확보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덧붙였다. 슬리핑 차일드 체크는 운전자가 통학차량 맨 뒷좌석에 설치된 버튼을 눌러야만 차량 시동이 꺼지고 문을 닫을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이다. 미국, 영국 등에서 시행하고 있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