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스타의 콘서트장이 아니다. 미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교회의 새 예배 모습이다. 박수소리가 간간이 나오던 과거와는 딴판이다. 미국의 젊은 크리스천들을 사로잡고 있는 일명 ‘크리에이티브 워십’이다. 그렇다고 “안개와 퍼포먼스를 보면서 믿을 수 없는 영적 경험을 했다”며 반기는 사람들만 있는 건 아니다. 보수적인 크리스천들은 “그건 아니지”라며 반발하고 있다.
크리스천포스트에 따르면 크리에이티브 워십은 ‘엠버시 처치 인터내셔널(Embassy Church International·이하 엠버시 처치)’이 주도했다. 엠버시 처치는 5년 전 애틀랜타 주에서 대졸자 12명이 모여 시작됐다. 초기엔 별다른 성장을 거두지 못했지만 예배에 각종 창조적인 기술을 접목하면서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콘서트 장처럼 조명과 안개 효과를 넣자 주일 예배 참석자가 400명으로 크게 늘었다.
엠버시 처치의 아자니 브라운 목사는 “예배 때 안개를 뿌리니 믿을 수 없는 경험을 하게 됐다”면서 “에너지 넘치는 예배가 이뤄지면서 힐링과 기적을 체험했다. 창의성을 가미하면서 우리는 성도들에게 교회의 다음 단계를 선보일 수 있게 됐다”고 자랑했다.
그는 또 “오랫동안 우리는 안개나 라이트를 사용하지 않았다”면서 “음악과 노래, 라이트와 안개는 다음세대 크리스천들에게 매우 적합하다”고 강조했다.
미국 교계에서는 일단 크리에이티브 워십을 반기는 분위기다. 교회에 등을 돌리던 젊은이들을 붙잡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고 믿기 때문이다. ‘2010 전미 기독인대회’에서는 ‘보수 교단이 혁신적인 예배를 채용하면서 드라마틱한 성도수 증가를 경험했다’는 보고가 나왔다.
엠버시 처치는 기세를 몰아 지난 4월 예술과 문화, 미디어와 대중문화, 기술 등이 총망라된 콘퍼런스를 열기도 했다. 브라운 목사는 “우린 거대한 교회를 꿈꾸지 않는다”면서도 “사람들이 감성적이고 물리적인 면에서 힐링을 얻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기존의 예배 틀을 크게 바꾼 엠버시 처치의 행보를 놓고 미국 교계에서는 찬반 논란이 뜨겁다. 교회의 성장에 도움이 된다는 의견과 건강한 예배 문화를 해친다는 비판이 엇갈리고 있다.
교회 전문가인 앤 브록은 “대중문화의 기법을 차용한 워십은 지나친 감이 있다”면서 “(각종 기법이 가미된 예배가 일반화된다면) 나를 비롯한 크리스천들은 온전히 하나님을 믿지 못하고 그들이 조작한 하나님을 믿게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일부 유명 목회자들은 “안개와 라이트를 쓰지 않고 순수한 예배로 돌아가야만 진실된 하나님을 만나게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브라운 목사는 이 같은 지적을 잘 이해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기술이 우리의 영혼을 구원해줄 수 없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기술이 새로운 세대 사람들을 교회의 문까지 인도한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다고 항변하고 있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