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한 풋고추와 더위는 함께 찾아온다. 날이 너무 더울 때면 매운맛도, 뜨거운 요리도 모두 멀어질 때가 있다. 그러나 여름이 제철인 풋고추는 날이 더워질수록 영양과 맛을 몸에 응축하는 채소다.
식탁에 올라온 풋고추를 먹으면 입 안과 머릿속이 화해지며 매운맛이 돌고, 몸은 화끈해지며 땀이 나기 시작한다. 이 매콤함과 땀은 풋고추에 들어 있는 캡사이신 성분이 활약하는 증거다. 캡사이신은 뇌를 자극해 엔도르핀을 발생시키는데, 엔도르핀은 기분을 좋게 만들어주는 호르몬이다.
흔히 “스트레스 받으니 매운맛이 당긴다”고 하는 말에는 이 작용이 들어있는 셈이다. 땀이 나는 것은 체온이 상승하면서 지방이 에너지로 소모되고 있다는 증거다. 풋고추를 섭취하면 신진대사가 활발해지고 혈류량이 증가해 마치 운동한 것처럼 개운해지는데, 여기서 칼로리 소모가 함께 이루어진다. 혈류량이 증가하며 혈액의 흐름이 원활해지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풋고추로 스트레스도 해소하고 혈액순환도 도울 수 있다.
흔히 풋고추 하면 캡사이신만 떠올리기 쉬운데, 베타카로틴과 비타민A, 비타민C도 풍부하게 들어있는 채소가 바로 풋고추다. 베타카로틴은 비타민A의 전구체로 활성산소를 제거하고 면역력을 증진시킨다. 우리 몸에 유해한 독성 물질과 발암 물질로부터 세포를 보호하는 베타카로틴은 지용성 비타민으로, 풋고추를 기름과 함께 열에 조리해 먹어도 좋고, 열을 가해도 비타민 손실이 비교적 적은 채소다.
사단법인 한국풋고추생산자협의회(회장 추교식)에서 추천하는 초간단 요리, ‘풋고추 베이컨말이’를 소개한다. 풋고추 베이컨말이를 만드는 방법은 간단하다. 깨끗이 씻은 풋고추를 밀가루와 함께 비닐봉지에 넣고 흔들어 옷을 입혀주고, 베이컨으로 돌돌 말아 프라이팬에 구우면 된다. 얇게 저민 베이컨은 단시간에 익기 때문에 열을 많이 쬐지 않아도 된다. 여기에 소량의 굴소스와 간장을 묽게 풀어낸 소스를 붓고 끓이면 더 짭짤한 요리가 되어 술안주나 아이들 간식으로 곁들이기 좋다. 특히 풋고추는 세 개만 섭취해도 하루 비타민C 섭취 권장량을 채워주기 때문에 면역력과 피부에 좋은 비타민을 맛있고 간편하게 채울 수 있는 영양만점 채소다.
디지털기획팀 이세연 lovo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