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동두천의 한 어린이집 통학 차량에서 숨진 김모(4)양의 외조모가 19일 “(발견 당시 손녀의) 팔도 막 틀어져 있었다더라. 몸부림을 친 것 같다”고 밝혔다.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서다. 외조모 A씨는 “손녀를 영안실에 놓을 때 뼈를 맞춰서 똑바로 눕혀놨다더라”면서 “안전벨트는 못 풀지, 저 혼자 발악을 하다가 열기는 뜨거워지지…”라고 했다.
강원도 철원에 거주하는 A씨는 현재 손녀의 빈소를 지키고 있다. 그는 “딸 때문에 손녀 사진도 (빈소에) 못 걸어놓고 있다”며 “딸이 사진을 보면 실신을 해서 그냥 바닥에다 엎어놓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어 “(손녀가) 그 열기 속에서 7시간을 그러고 있었다는 게 너무 끔찍하다”고 덧붙였다.
A씨는 “제가 한 번 가봤는데 어린이집이 외진 데 있다”면서 “손녀가 잠에 들었다가 깼을 거 아니냐. 그랬으면 엄마 부르고 했을 거 아니냐. 그렇게 소리 질러도 그 어린이집 내에서는 절대로 못 듣는다”고 말했다. 또 “애가 울어도 사람이 안 지나가면 모른다”며 “가니까 (손녀가) 안전벨트도 안 풀고 옆으로 쓰러져 있었다더라”고 토로했다.
김양은 17일 오전 등원하던 중 어린이집 통학 차량에서 미처 내리지 못해 반나절 넘게 방치됐다. 김양이 발견된 것은 오후 4시50분쯤이었다. 9인승 차량 맨 뒷좌석에 숨져있었다. 이날 차량 외부 온도는 35도였으나 내부는 47도를 훌쩍 넘었을 것으로 조사됐다. 어린이집 측은 김양이 출석하지 않은 이유를 등원 시간이 7시간 정도 지난 뒤에야 부모에게 물어본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인솔자가 손녀를) 받아서 앉혀 놨는데 모르고 간 게 이해가 안 간다”고 지적했다.
A씨는 김양 엄마가 “나도 쫓아가야 한다. ‘엄마, 생일날 뭐 사줘’ 해서 다 사준다고 그랬는데, 그것도 못 사줬는데 쫓아가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손녀) 얼굴이 막 데이고 시퍼렇고 진짜…”라며 “어른들 잘못으로 그 어린 생명이 피어 보지도 못하고 간 게 너무 안타깝다”고 했다.
어린이집 차량 안에는 블랙박스가 있었지만 녹화가 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양 시신 부검은 A씨의 인터뷰 당일 오전 8시쯤 진행됐다. 동두천경찰서 관계자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부터 외부 충격에 의한 사망은 아니라는 1차 소견을 전달받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구체적인 사인과 사망 시간은 확인이 어려워 추가 조사가 필요할 전망이다. 경찰은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어린이집 원장 B씨와 교사 및 운전기사 등을 20일 소환조사할 계획이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