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연뉴스]나는 장애인에게 배달 받고 싶지 않아 “사장 오라 그래”

입력 2018-07-19 14:48

장애인 배달원이 음식을 배달했다며 횡포를 부린 고객을 고발하는 글이 18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와 네티즌들의 공분을 사고 있습니다.

부모님이 음식점을 운영한다는 A씨는 함께 일하는 배달원 B씨가 겪은 사연을 전했습니다. B씨는 A씨 가족과 10년 째 함께 일하고 있다는데요. 그동안 지각이나 결근 한번 한 적이 없는 성실한 분이라고 합니다. 결혼해서 아이도 있는 반듯한 가장이기도 하고요.

다만 B씨는 장애를 가지고 있습니다. 배달 일에 지장이 가는 장애는 아니고 말이 좀 어눌한 정도라고 합니다.


사건은 최근 B씨가 주문이 들어온 집에 배달을 마치고 빈 그릇을 회수하러 갔을 때 벌어졌습니다. 집 앞에 그릇이 놓여 있지 않아 초인종을 눌렀는데 집주인이 나와서는 “나는 장애인에게 배달받고 싶지 않다. 화가 난다”고 소리를 질렀다고 합니다. 그러곤 “사장이 오지 않으면 그릇을 안 주고 이 동네에 다 소문 낼 것이다”고 협박하기도 했답니다.

그날 B씨는 결국 빈손으로 돌아왔습니다. 사장인 A씨 아버지가 전화로 사정했지만 그 고객은 ‘사장이 직접 가지러 오라’는 말만 하고 끊어버렸다고 합니다. 다시 사과하며 “그 배달원이 장애는 있지만 좋은 사람이다”라는 내용의 문자를 보내기도 했다는데요. 그러나 “와서 사과하지 않으면 싫다”며 직접 찾아오라는 말만 반복했다고 합니다.

A씨는 “아저씨는 장애가 있지만 정말 누구보다 열심히 일하시고 정말 좋은 분인데 단지 장애가 있다는 것만으로 사람을 무시한 것이 너무 화가 난다“고 하소연했습니다.

또 그 고객이 협박한 것처럼 ‘소문을 내고 다니는 것 같다’고 했습니다. 그는 “음식점으로 ‘정말 장애인이 배달하냐’는 전화가 여러 통 왔다”며 “음식인데 장애인한테 어떻게 맡기겠냐” 등의 비하하는 말을 서슴지 않았다고 합니다.

A씨에 따르면 마음의 상처를 입은 배달원 B씨는 ‘모두 자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며 식당 일을 그만 두겠다’고 한 상황입니다.

네티즌들은 분노했습니다. 댓글로 법적 대응을 촉구하며 자세한 방법까지 조언하기도 했습니다.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 제4조(차별행위)에 따르면 장애인을 장애를 사유로 정당한 사유 없이 제한·배제·분리·거부 등에 의하여 불리하게 대하는 경우를 금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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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