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전대 후보등록 D-2, 친노·친문 ‘끝판왕’ 이해찬 등장 시 교통정리?

입력 2018-07-18 21:17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의원이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당 대표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차기 당대표를 선출하는 8·25 전당대회 후보 등록일이 가까워지며 당권 주자들의 윤곽도 조금씩 뚜렷해지고 있다. 18일 현재 박범계, 김진표, 송영길 의원이 출마를 선언했다. 이들 모두 대표적인 ‘친문’ 세력으로 분류된다.

◇ 박범계 ‘투명한 공천권’을 통해 ‘180석’ 목표


가장 먼저 출사표를 던진 사람은 박범계 의원이다. 박 의원은 지난 4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전당대회는 유능한 혁신가의 공정한 돌풍이 필요하다”며 당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박 의원의 가장 핵심적인 공약은 ‘투명한 공천’이다. 박 의원은 당대표 출마를 선언하며 “제가 당 대표로 있는 한 더 이상의 공천 갑질시비는 없다고 자신 있게 약속드린다”며 “공천을 포함한 각종 인사, 포상, 징계 등에도 전문성과 중립성, 독립성을 강화해서 여러분께 인정받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를 위해 ▲총선 1년 전 예측 가능한 공천룰 조기 확정 ▲공정하고 투명한 평가시스템 정립(핵심성과지표 개발해 평가에 반영) ▲윤리심판원 권한 및 독립성 강화 등을 공약했다.

더불어민주당 박범계(대전서구을) 국회의원이 4일 오후 중구 용두동 대전시당 회의실에서 당대표 선거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뉴시스

◇ 김진표 “첫째도 경제, 둘째도 경제, 셋째도 경제”

다음으로 출사표를 던진 의원은 김진표 의원이다. 김 의원은 지난 15일 ‘유능한 경제 당대표’를 내세우며 당권 도전을 선언했다. 김 의원은 이날 국회의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경제를 살리는 정치, 더불어 잘사는 경제! 집권 2년차에 접어든 문재인 정부의 성공, 저 김진표가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이어 김 의원은 “지금 필요한 것은 첫째도 경제, 둘째도 경제, 셋째도 경제”라며 “국민이 체감할 수 있도록 피부로 느끼는 경제적 성과를 속도감 있게 만들어내야 한다”라고 말했다. 구체적인 경제정책으로는 금융혁신과 규제개혁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김 의원은 이를 위해 ▲유능한 경제정당 ▲권리당원이 주인인 민주정당 ▲국민에게 신뢰받는 정책정당 ▲항상 열려있는 스마트 정당 ▲지방정권 교체에 부응하는 강력한 분권정당 등 5가지 공약을 내걸었다.


◇ 송영길 “문재인 정부를 끝까지 지키겠다”

송영길 의원은 18일 “촛불혁명의 힘으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를 끝까지 지키는 당대표가 되고 싶다”며 민주당 당대표 경선 출마를 공식선언했다. 송 의원은 이날 ‘소통하는 당대표’와 ‘공정한 공천권 행사’를 약속했다.

송 의원은 “사유화된 당대표권한을 중앙위원 여러분과 당원들에게 돌리도록 하겠다”며 “129명의 국회의원, 130여명의 지역위원회 의원장이 쉐도우 상임위원회를 구성해 모든 당의 기구에 참여하여 역할을 부여받고 국정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각종 선거에서 공천기준을 미리 선정하여 당대표가 임의로 공천기준을 변경하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북방경제협력위원장인 송 의원은 경제현안 관련 공약으로 “신북방, 남방정책과 대북정책을 국내 경제 활성화로 연결시킬 수 있게 법적·제도적 뒷받침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해외에 나가는 공장이 다시 국내로 돌아올 수 있도록 규제완화를 비롯해 최저임금 업종별 차등적용문제, 외국인노동자처리문제 등에 획기적인 대안을 만들겠다”고 했다.

◇ 친노·친문 ‘끝판왕’ 이해찬, 등장 시 교통정리?

민주당 내 범 친문 세력 중 유력 당대표 후보로 거론되던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과 박영선 의원은 불출마를 선언했다.

범 친문 유력후보들이 불출마를 선언하며, 집권여당 민주당 당권의 향후 행보는 친노·친문 세력의 ‘끝판왕’으로 통하는 이해찬 전 총리의 손에 달렸다는 의견이 많다.

이 전 총리는 참여정부 출범 이후 열린우리당 창당에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면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측근으로 꼽혀왔다. 국무총리 재직 시 ‘행정수도 이전’을 주도하며 ‘대표적인 책임총리’라는 타이틀을 얻기도 했다. 이후 19대 대선에서는 문재인 캠프의 선대위원장을 맡으며 선거를 승리로 이끌기도 했다.

지난 5월 16일 추미애 대표가 이해찬 의원과 의견을 나누고 있다. 뉴시스

일각에서는 7선의 이해찬 의원이 당대표 출마를 선언하면 친문 세력들은 ‘알아서’ 교통정리가 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당권에 도전하는 여러 후보들은 이 전 총리의 출마에 대해 묻는 질문에 말을 아꼈다.

김진표 의원은 지난 15일 “이 전 총리는 최고의 국정운영과 경륜을 갖춘 분이고, 당의 위기마다 모든 것을 희생하고 앞장섰다”고 했다. 이어 “그래서 (이 전 총리가)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위해 1년9개월 뒤 총선을 치르려면 어떤 리더십이 필요할까 깊이 고민하고 있을 거라 생각한다. 그 이상은 말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박범계 의원은 지난 16일 이해찬 전 총리의 당권 도전에 대해 “이 총리님을 보면 어떻게 저렇게 해박할 수 있을까, 늘 그런 생각이 든다”며 “그 경륜을 귀하게 써야 하는데 국가를 위해 쓰는 차원과 당 대표로 공식 직함을 얻는 건 다르다고 생각한다. 소 잡는 데 쓰는 칼을 닭 잡는 데 쓸 수 있겠나. 물론 출마 여부는 전적으로 총리님에게 달렸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작 이 전 총리는 민주당 차기 당대표 선거 후보등록을 이틀 앞둔 18일에도 출마와 관련해 별다른 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다.

박태환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