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두천 어린이집 사고 운전기사·인솔교사가 경찰 조사에서 한 말

입력 2018-07-18 17:49

동두천 어린이집 차량 안에 7시간 가량 방치돼 4세 여자 어린이가 숨진 사고에 대해 운전기사와 인솔교사는 경찰 조사에서 “모두 내린 줄 알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18일 동두천경찰서에 따르면 전날인 17일 오후 4시50분께 동두천시 한 어린이집 통원차량 뒷좌석에서 4세 A양이 숨진 채 발견됐다.

A양은 이날 오전 9시40분쯤 다른 원생 8명과 함께 차량을 타고 어린이집에 도착했지만 미처 차에서 내리지 못했다. 당시 운전기사와 인솔교사는 A양이 차량에 남겨졌다는 사실을 모른 채 문을 잠근 것으로 드러났다.

어린이집 측은 오후 4시야 돼서야 이러한 사실을 알게 됐다. 담임교사가 ‘아이가 등원하지 않았다’며 부모에게 연락을 했다가 “정상 등원했다”는 부모의 말을 듣고서야 뒤늦게 A양이 없어진 걸 안 것이다. 어린이집 원감이 A양을 차량에서 발견했지만 이미 숨진 상태였다.

사고 당시 동두천시의 낮 최고기온은 32.2도로 A양은 문이 잠긴 차량 안에 7시간 동안 방치돼 있었다.

경찰은 이날 A양을 처음 발견한 어린이집 원감과 인솔교사, 운전기사 등을 불러 참고인 조사를 벌였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를 통해 혐의점이 드러나면 구속영장 신청 등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며 “A양의 정확한 사인을 조사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폭염 속 어린이집 통학차량에 방치돼 숨진 A양의 소식이 알려지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관련 청원이 잇따르고 있다. 현재 40여 건의 청원이 올라왔으며 해당 어린이집 관계자들에 대한 강력 처벌과 재발방지 시스템을 만들어달라는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

2016년 7월 광주에서도 4세 아이가 35도가 넘는 폭염 속에서 유치원 통원버스에 8시간 방치됐다가 의식불명에 빠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인솔교사와 운전기사, 주임교사에게 대법원은 업무상 과실치상죄를 적용해 각각 금고 5~8개월을 선고했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